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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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읽어보는 에세이 이다. 각 글 마다 일천자로 맞추었음에도 어색한 부분 없이 매끄럽게 흘러간다. 결구를 고민한다는 글이 나오는데... 많이 고민 했으리라...

담백하고 간결하다. 물결이 일렁이지 않는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잔잔한 호수에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듯이 가슴을 콕 하고 찌르는 부분이 있다.
물론 전혀 공감이 안되는 글도 있다.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작가의 경험을 내가 느끼지 못한건지도..

1~5부로 나뉘어져 있지만 그리 순서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한꺼번에 다 읽기 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차 한 잔 마시면서, 한,두편 읽고 생각해보고.. 여유를 부리면 더 좋을 책이다.

그래서 좋다.

내 자신과 가족 그리고 벗들을 생각한게 한다.
그리고 예전.. 좀더 젊었었을 시기도 함께....

부모의 잔소리와 무관하게 아이들은 크면서 스스로 깨닫는다.

시기의 늦고 빠름의 차이가 있을뿐. 본인의 인생행로에서 자연스레 자정능력을 발휘한다. 다만 그 시행착오의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싶은 욕심에 부모는 잔소리를 하게 된다. 부모의 모든 옳은 소리는 아이들에게 가면 잔소리가 된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모 자식간의 가장 분명한 관계 증명원 잔소리

- 잔소리 中 p28 -

독립 못하는 것은 자식이 아니라 엄마이다.
자식은 알아서 잘하는데 괜히 엄마는 뒷북을 친다.
자식의 홀로서기를 막는 가장 큰 적은 엄마가 아닌지.
자식에게서 한시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엄마.
그게 모성인걸 어쩌란 말이냐
- 입동단상 中 p44 -


맞다. 어쩌란 말인가? 입만 열면 잔소리가 되고 눈만 뜨면 걱정하게 되는것을.
나도 그렇게 자랐기에 건강하다. 내 아이들은 나보다 건강하고 좀 더 여유로왔으면 한다.

 

적어도 한분야에 일가를 이루려면
그만한 시간과 노력이 뒷바침 되어야 한다.
쉬어 보이는 한가기 길엔 약간의 재능과 함께
언제나 땀이란 수고가 따라 다닌다.
참 쉽죠?
이말은 부단히 노력했지요 라는 말의
에두른 고백임을 그때 알았다
- 참 쉽죠? 中 p65 -


밥 아저씨를 따라 그림을 그려본 아니 그리려 했던 사람이 어디 한 두명 이였겠는가?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허황된 생각을 갖었었다. 예술은 기교가 아니라 감각이라는것을 나도 그때 알았다.

글중에 존바에즈의 '도나도나도나' 곡이 나온다. 유튜브에서 찾아 틀어본다. 편안한 음악인데.. 가사를 봐도 그런곳인줄 모르겠는데.. 아픔을 담고 있는 곡이라니.. 

 

호의를 베푸는 그들에겐 고마움을 느끼는건 잠시다.
간사한게 사람인지라 그 다음의 호의가 이전만 못하거나
기대하는 호의에 다음것이 못미치면 이내 실망하고 의심한다.
- 후하다는것 中 p173 -

잔잔했던 호수에 폭풍우가 몰아친다. 바늘로 가슴을 찌르는것 같이 아프다. 나도 그랬겠지. 괜히 미안한 맘이 든다. 아.. 정말 이런 사람들 많이 봤다. 호의를 당연하게 느끼는 사람들, 편의를 당연한듯 내놓으라는 사람들. 다른 사람이 못받는건 그 사람이 모자른거고 난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사람들. 갑자기 한마디 하지 못한 것이 분하다.
............  그런데........  나도 그런 사람중에 하나 이지 않았을까?

 

좋은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눈길은 헤플 수 록 무죄였다.
- 먹은 밥은 시가 되고 中 p257 -


옆에서 늘 함께 하는 사람들, 나와 함께 웃어주고 아파해주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이젠 그들을 좀더 자주 쳐다봐야겠다. 가벼운 눈 웃음과 함께.         

 

*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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