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gone 1
수신지 글.그림, 윤정원 외 감수 / 귤프레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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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란 말 속에 담긴 여성들의 마음을 이토록 가깝게 그려낸 작가가 또 있었던가. ‘낙태죄‘를 둘러싼 이슈를 차근차근 풀어내는 작가님께 공감과 응원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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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gone 1
수신지 글.그림, 윤정원 외 감수 / 귤프레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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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 중 가장 극적인 변화는 '임신' 아닐까.

학창시절에는 '생명은 소중하다'며 낙태 수술 영상까지 수업시간에 시청하며

'순결캔디'까지 먹는 교육까지 받았지만(지금 떠올려보면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

어디에서도 여성인 '내 몸'의 주체자로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곤 1> 에서도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던 노민아에게, 그리고 아직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 나샛별에게 임신이라는 사건이 생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임신했다는 표시를 본 민아는 어리둥절과 당혹감을 느끼고 샛별은 준비 안 된 자신의 미래에 좌절감을 느낀다. 반면, 아이를 같이 만든 남성들은 너무 쉽게 "낳자"를 말한다. 우리에게 찾아온 생명이니까, 지금껏 아빠들이 그래왔듯 가장의 책임으로 더 열심히 살아 책임질게...아니 근데, 


"왜 나를 먹여 살려? 내가 왜 오빠가 먹여 살리는 존재가 되어야 하는데!" (98쪽)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수신지 작가는 <곤> 연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말까지 낙태죄 관련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을 둘러싼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곤>은 국가가 현행법을 정말 법답게 실행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생생하게 그린다. 1953년 낙태죄가 생긴 이후에도 국가는 필요에 따라 인구억제정책 등을 시행했다. 이 작품은 여성을 '출산의 도구' 로만 보는 단단한 벽을 제대로 보라고 가리키면서, '결혼을 했는데 아이는 왜 안 낳아?', '아이가 생긴 건 축복이지' 라는 말들로 남성의 삶과 다르게 여성의 삶을 가려버리는 답답한 말들을 콕콕 짚어낸다. <며느라기>에 이어 수신지 작가님의 포착은 여전히 날카롭다. 낙태죄를 유지하고 싶다고요? 그렇게도 낙태한 여성들을 처벌하고 싶다면, 어디 한번 상상해보세요. 여성들이 사라진 사회를.


낙태죄를 둘러싼 논쟁을 공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책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널리 알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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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시피 - 배부르다고 착각하지 마
박막례.김유라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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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방송 보면서 매번 침을 삼켰는데!!!!! 너무 기대됩니다! 간장국수는 평소에 잘 해 먹고 있어요. 사랑해요 박막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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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입니다 -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
김지은 지음 / 봄알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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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행중인 성폭력 생존자의 기록이자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피해자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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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입니다 -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
김지은 지음 / 봄알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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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봐도 마음이 아파서 책을 펼치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그 외면한 시간이 죄송해질 만큼 #김지은입니다 는 아직도 진행중인 성폭력 생존자의 기록이자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피해자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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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성폭력 사건은 우리에게 '위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피해자에게 대체 왜 네 번이나 당한 건지, 왜 저항하지 않았는지, 왜 계속 일을 한 건지 묻는 사회가 정상인가? 차기 대권주자로 뽑히는 사람과 그 아래 층층이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무수한 사람들 속에 여성으로, 경제적으로 일이 간절한 노동자로 김지은 님은 서 있었다. 숨막히는 조직의 제일 밑단에서 처음 당한 성폭력에 대해 묵인당함으로, "네가 조심해라"는 말로 역시나 싶었을 참담함을 이해 못할 수 있나? 가정이 있는 사람이 저지른 일에 대해 늘 가해자에게 관대하고(이게 어떻게 가정을 지키는 일이 되는지) 피해자를 "불륜녀"로 둔갑시켜 희롱하고 제멋대로 찧고 쉽게 털어대는 그 입들이 자신의 모든 걸 걸고 외친 사람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력 피해자, n번방 피해자는 그 누구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용기를 낼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 우리에게 세상은 "가짜 미투"를 운운한다. 그런 저질스러운 생각을 해내는 모자란 사람들의 말들에 휘둘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한심해도 너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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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인터뷰하던 김지은 님을 떠올린다. 보는 내내 쓰러질까 안절부절했고 힘든 법정 싸움 소식이 들릴 때마다 멈칫했고 안희정 얼굴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구토감이 일었다. 끝내 유죄로 감옥에 간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조금의 희망을 느낀 건 모두 김지은 님 덕분이다. 이번 오거돈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도 김지은 님 덕분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빚을 지며 그렇게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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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일상으로 조금씩 나오시기를,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바람을 맞는 날이 많아지기를, 건강한 모습으로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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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니 사법부의 양형위원회가 n번방 양형 수위를 고작 징역 3년 따위 운운하는 게 너무 투명하게 보인다. 안희정 1심 무죄를 내린 수준과 같다.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게 보지 않는 인식 위에서 그깟 '음란물' 나는 결코 겪게 되지 않을, 세상 남일이라는 생각. 우리는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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