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월한 농담 - 죽음을 껴안은 사랑과 돌봄과 애도의 시간
송강원 지음 / 유유히 / 2025년 9월
평점 :
엄마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 때
내 곁에 오래 있어주는 일 대신 엄마의 의지대로 죽음의 과정을 돕는 일.
투병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엄마를 지켜보면서
그 고통을 짐작할 수 없어 슬픔에 잠겨 있기 보다는
새벽 시간에야 깊은 잠을 자는 엄마를 옆에서 '편표잠(편한 표정의 잠)'으로 기록하는 일.
'나'를 만들어준 엄마 없는 삶을 살아본 적 없기에,
엄마가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때
그 뒤를 바짝 붙어 가보려 했던 사람.
엄마가 끝없이 바닥으로 추락할 때
더 낮은 바닥에 기꺼이 있으려고 했던 사람.
돌아보니 엄마의 우선순위에 언제나 내가 있었음을
바랜 사진이 담긴 앨범을 하나씩 넘기면서 사랑을 어루만져보는 사람.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올 시간을 꾸준히 기록해준 이 책 덕분에
언젠가의 나를 미리 상상해보고 마주할 작은 용기를 얻었다.
더는 농담일 수 없는 엄마의 죽음이 내 현실이 되었고, 그 현실은 우리가 같이 겪을 수는 없으니까, 이 슬픔은 오롯이 내 몫으로 남은 거지. 우리가 함께 공유한다고 믿었던 그것이 지금은 온전히 내 것이 되었네. 아무리 애써도 엄마의 슬픔이 내가 어쩔 수 없는 엄마의 몫이었듯.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내 몫이 된 슬픔을 참지 않으려고. 슬픔이 된 엄마를 오래오래 슬퍼하려고. - P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