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문득 오래전 연락이 끊겨버린 친구 얼굴이 눈앞에 떠오를 때가 있다. 우린 왜 멀어졌지.

10년 전부터 없는 척 지내왔던 클레어로부터의 연락이, 그 마주침이 어색하고 불편한 노라는 생각한다.

 

 

네 잘못이 아니었다고, 너 때문에 내가 연락을 끊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다 내 잘못이라고. 하지만... 그말은 완전한 진실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여기 있는 이유를 묻고 싶었다. (73쪽)

 

 

여름 더위가 일찍 찾아왔고,

새로 시작된 시즌을 알리듯 스릴러 소설이 쏟아져나온다.

그 많고 많은 책중에, 시선을 사로잡은 소설이 루스 웨어의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다.

표지 속 숲으로 빨려들듯, 이 책은 펴자마자 순식간에 나를 사로잡았다.

 

 

 

눈앞에 집을 올려다보았다.

어떤 집을 기대했는지는 몰라도 이것은 아니었다. 대들보가 있고 천장이 낮은 오두막집을 생각했던 것일까? 숲속 공터에 우뚝 선 것은 유리와 강철을 섞어 지은 독특한 집이었다. 어린아이가 장난감 벽돌 몇 개를 가지고 놀다가 지겨워져서 아무렇게나 쌓아 올린 집처럼 보였다. 장소와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니나와 나는 입만 떡 벌리고 서 있었다. (30쪽)

 

 

 

깊어가는 어둠 속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나무들 때문일까, 바깥에서 톰과 멜라니를 따라 들어온 추위가 공기중에 남아서일까. 어떤 이유에서든 런던을 떠날 때만 해도 가을이던 계절이 북쪽으로 올라오는 동안 겨울로 바뀐 것 같았다. 울창하게 늘어선 소나무가 촘촘한 잎으로 빛을 차단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하의 기온을 예고하듯 차갑고 서늘한 날씨 때문도 아니었다. 밤이 다가올수록 이 집은 유리로 된 새장 같았고 어둠을 비추는 손전등처럼 밖으로 눈부신 불빛을 내뿜었다. 그 순간 나방 수천 마리가 파르르 날개를 떨며 집 주위를 빙글빙글 맴도는 모습을 상상했다. 나방 떼는 자석 같은 불빛에 이끌려 날아오지만 차가운 유리창에 인정사정없이 부딪혀 목숨만 잃는다. (44-45쪽)

 

 

10년 전 연락이 끊겨버린,

나의 오래된 친구였던 그녀의 싱글 파티 초대장...

그렇게 초대된 곳은 어둡고 깊은 숲속,

숲속의 유리집.

곧 결혼할 클레어가 불러모은 친구들이 모인 집이다.

이 책은 피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상태로 정신이 든 노라의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유리 너머로 경찰이 앉아 있고 몸에 여러 줄이 붙어 있으며 걸을 수도 없는 상태. 기억을 되살리고 싶지만 무서움이 덮치고 온 몸이 덜덜 떨린다. 현재의 노라와 싱글파티에 초대되어 모인 유리집의 노라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책장은 금방 금방 넘어간다.

이 작품이 영화로 개봉하는 날, 아마 첫날부터 달려갈 것이다.

여름밤에 잠 못 들도록 몰입하게 하는 스릴러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 - 어떤 애도와 싸움의 기록
경향신문 사회부 사건팀 기획.채록 / 나무연필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됩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기록해줄 고마운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의 후예 Photo Essay
태양의 후예 문전사.NEW 지음, 임효선 사진, NEW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약기간 내내 닳고 닳게 봤던 표지! 드디어 내 손에 뙇!

 

드라마 방영 동안 내내 보고 또 보고 했던 터라,

지금의 이 뻥 뚫린 가슴을 이 책이 다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보고 또 꺼내보고 할 거 같아요.

못 뜯어서 아쉬울 정도로 저는 사진들이 대부분 만족스러웠어요

드라마 캡쳐가 아니라 고화질 스틸사진이라는 말이 맞게

그냥 막 다 이뻐서 쓰담쓰담

 

 

사진 다 올리면 걸리겠져? ㅋ

어쨌든 이렇게 막 촬영하던 중간 느낌 같은 사진들도 보이고

사진으로 보다 보니 소품 하나하나도 눈에 띄더라구요

 

뭐 저는 대만족은 아니어도 소중한 소장 가치 충분한 책이라고 봅니다

꺅꺅꺅 사인회라도 열어주세요

아니면 송중기 전신브로마이드 같은 거 필요한데... 엉엉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의 후예 Photo Essay
태양의 후예 문전사.NEW 지음, 임효선 사진, NEW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넘나넘나넘나 갖고 싶었던 책!!!! 느낌 좋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부 중독 -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엄기호.하지현 지음 / 위고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세상에 나가기를 미루고 있는 아이들. '공부 중'이라는 말이라면 언제까지나 익스큐즈 되는 사회. 결국 국가가 자리를 배분하지 않고 자리를 배분받지 못한 이들에게 네가 자리를 배정받지 못했냐면 '네가 준비가 덜 됐다'라고 하며 "취업준비생" "연습생"을 양산하는 사회.

 

- 한국 사회에서 아이가 양육되고 교육되는 방식이 '나는 중요한 사람이고, 뭐든지 잘할 수 있고, 내가 다 컨트롤하고 평정해야 하고' 이런 어마어마한 만능감을 심어줌. 회사에서 의미 있고 거창한 거 하고 싶은데 잡무만 시키고. 그렇다고 잡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수업에서도 찾고 토론하고 이런 걸 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효율성이 몸에 밴 학생들은 조금만 자기 뜻대로 진행이 안 되면 폭발하고.
이런 학생들은 이상한 짓하면 "워워 너 지금 오버하고 있어" "정신 차려" 할 만한 친구가 없음. 혼자 고민하다 엉뚱한 방향으로 감. 

- 중산층은 이미 붕괴하고 있고 자식 교육에 아무리 아파트 한 채를 쏟아부은들 과잉투자에 나오는 아웃풋은 초라하고. 그러니 별거 아닌 아웃풋에도 내가 왜 쟤랑 동등해야 해, 차별과 혐오가 심화되는 상황.

 

- 부모 세대에서 자식 세대로 계급재생산도 불가능. 공부로 인생 역전하던 시대도 끝. 그렇다면 고삐를 당기고 다른 방향을 찾아야지. 남들의 평균치에 숨 넘어가지 말고.

 

- 그러자. 그러하자. 우리 모두 이 책을 읽읍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