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천명관 지음 / 예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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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읽는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도무지. 이런 인간들이란. 아니, 이런 남자들이란.

 

인천 어느 편의점 앞, 무지개색 파라솔 밑에 모인 건달들의 이야기들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손발 다 묶인 채 삼 일 동안 흙구덩이에 파묻혔다 살아난 기적의 주인공 연안파 보스 양석태와

그의 일당들의 꼬이고 꼬이는 한 편의 소동극이다.

 

 

 "쉰 살이 넘어가면서 그는 오래전에 날아간 머리카락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좋은 시절이 모두 떠나갔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느끼고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더 나아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 깨달음으로 인한 우울한 기분은 어딘가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마다 물귀신처럼 들러붙어 뒷덜미를 잡고 늘어졌다."

 

누군가에게는 살아 있는 전설이지만, 그 전설인 양 사장은 사실 노화에 승복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사업을 미끼로 던지고, 다이아몬드를 빼돌릴 큰 건을 제안하며, 끊임없는 싸움을 걸어온다. 숨 돌릴 틈 없이 웃음이 터지고 자꾸 일을 만드는 아랫것들의 소동이 페이지를 끝까지 넘기게 만든다.

 

인생이란 과연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던가

어김없이 "구라의 향연"을 펼치는 천명관표 소설 한 권이었다.

낄낄거리며 웃음이 터지니 지하철에서는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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