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이드 > 그곳에 가면 유럽이 보인다.
유럽 카페 산책 - 사교와 놀이 그리고 담론의 멋스러운 풍경
이광주 지음 / 열대림 / 2005년 12월
품절


겸손하고 평범함 표지의 '유럽 카페 산책'
난 책 내용이 너무 좋으면, 포토리뷰 안 하고 싶을때가 많다.
지금도 할까말까 망설이는 중.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아름다운 그림들에 '이거야!' 를 외치며 덥썩 주문했지만, 그때만해도, 나는 그림 플러스 깊이있는 글들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워낙 그림, 사진만 짜안한 책들이 많으니, 도판만 훌륭해도 건졌다고 생각했다.
책 앞 몇페이지 읽어보다말고, 저자소개로 다시 갔다.
컴퓨터를 키고 저자검색을 했다.
아직,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림들, 사진들, 일러스트들, 노학자의 센스가 대단하다!

첫장의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은 빨간 속지를 넘기면 노란 바탕에 그리스의 까페가 나온다. 그리스인줄 어떻게 아냐고?
이 엽서, 길쭉한 엽서, 아테네 공항에서 샀던 엽서다!
한국의 누군가에게 그리스의 숨결 후- 불어서 노란 우체통에 넣었던 그 엽서다. 반가워라.

유럽 카페 산책 해보실까요?

서문격의 '산책을 시작하며'

'1944년 8월 25일, 파리가 독일 점령군으로부터 해방되었다. 해방을 알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소리에 맞추어 남녀노소 모두가 승리의 함성을 올리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오랫동안 어둠에 파묻혔던 파리가 지각 변동을 일으키듯 한순간에 환히 소생하였다. 사람들은 성당을 혹은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를 찾았다. 그리고 이어서 그들이 찾은 곳은 다름아닌 카페였다.'

로 산책은 시작된다.

저자는 겸손하다.
' 카페를 들여다보면 유럽이 보인다.' 며 '감히 카페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역' 었다고 말한다.

이스탄불, 카페는 오리엔트로부터! - 카페의 탄생과 동방 취미


커피는 악마처럼 까맣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순수하고 에로스처럼 감미로워야 한다.

- 탈레랑

카페에 관한 명언들을 질리게 볼 수 있다.

동양문화에 심취했던 (좌) 프랑스 귀족과 (우)마리 앙트와네트

'카페' 에 대한 이야기가 무궁구진할꺼라고 생각하나?
나는 아니였다. 근데, 시대와 생활사, 당시의 가쉽, 유명인사들, 문화,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카페가 가지는 속성 등을 엮어내는 저자의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 최초의 , 그리고 유럽 최초의 문학 카페

카페에서는 자유가 속삭이고 혁명이 농담을 즐겼다.
카페는 이야기하는 신문이며 모반자들의 소굴이다.
- 그림 남작

"프랑스 사람들은 계속해서 말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그 화제에 관해 알든 모르든 관계없이..."
영국 최초의 영어사전의 편자 사무엘 존슨의 말이다.

문학카페인 프로코프를 얘기하며
센 강변의 길거리 고서점들 사진까지 넣을 수 있는(이야기를 끌 수 있는) 센스!라니,

이런 그림들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당장 사게 만들었다.
위트릴로의 1936년 '파리 노변의 카페' 그림이다.
뒤로 갈 수록, 일러스트, 사진 뿐 아니라 이와같은 명화들도 계속 나온다.
정말 안 살 수가 없었다.

찻잔과 주전자를 든 가르송의 모습.


파리, 되마고와 플로르 - 파리의 멜랑코리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저 사진 속의 여자 얼굴이 낯익는가?
플로르 2층 홀에서 집필 중인 보봐르다.
짜르르 하다.

플로르의 가르송들의 단정한 모습.

옆의 페이지에는 플로르의 명 가르송 파스칼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나와 있다. 이 책 너무 재밌다!!!

책을 좋아하는 저자라서그런지
챕터의 말미에
'나에게 플로르는 멋진 책방 '라 윤느' 가 바로 곁에 있어 발걸음이 더욱 즐겁다' 고 말하니, 편애하지 않을 수 없다.

베네치아, 카페 플로리안
이 챕터에서, 모네의 '베네치아 원경' 그림도 볼 수 있고, 사전트의 '우수의 다리' 그림도 볼 수 있다.

카페 플로리안의 순례자들이었던 괴테, 스탕달, 루소, 토마스 만, 등등등이 나오고 '파우스트' 의 한 구절이 낭송된다.
얼쑤!

로마, 카페 그레코 ' 만세 로마, 만세 그레코!'

'내일 밤은 로마다. 나는 그것이 지금도 거의 믿어지지 않는다. 이 소원이 이루어지면 나는 그 뒤 도대체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최근 몇 해 동안 참으로 일종의 병에 걸린 듯한 상태로서,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눈으로 이 땅을 보고 이 몸을 이 땅에 옮기는 것 뿐이었다..(중략)... 그렇다. 나는 이제야 세계의 수도에 당도하였다.'

카페 그레코의 모습 (구투소의 그림)

지난 9월에 갔던 그리스 고고학박물관의 지하 카페
지하의 야외정원에 밝게 내리쬐는 지중해 햇살에 반짝거리는 올리브 잎사귀. 산들 불어와 얼굴을 간지르는 바람, 맥주한캔과 그릭샐러드를 테이블 위에 놓고, 편지를 썼다.

현대의 고독한 여행자들은 시간을 되감아서,
이 책속의 카페들로 산책을 떠나봄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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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돌이 > 2005년 나의 베스트

                               이언 피어스의 <핑거포스트>

  장미의 이름 이후 최고의 역사추리소설. 추리소설보다는 역사에 더 방점이 찍히겠지만 같은 사건이 각자 다른 입장에서 볼때 얼마만큼의 간격이 생기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다. 시각의 차이에 따른 소통의 문제. 그렇다면 인간의 감각이나 언어란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가.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 2>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의 십자군이 아니다. 바로 오늘 십자군을 자처하는 미국의 패권주의와 그를 방조하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고발이다. 만화라는 형식으로 이렇게 대담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김태권의 3권을 정말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공선옥의 <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

사는게 거짓말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내가 일상에 만족하고 많은걸 잊고살고 있다는 사실을 비수처럼 일깨워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 책. 하지만 그런 불편함이 나를 깨어있게 한다.

 

 

 로알드 달의 <맛>

  이렇게 사정없이 재밌는 책이.... 쓸데없이 교훈이니 생각이니를 잊게 만든다. 무조건 재밌다. 마지막을 맞춰볼까? 몇개나 맞출 수 있을까? 나는 딱 하나 맞췄다.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올해 본 책 중 가장 매력적인 여자 주인공 스밀라.

 

 

 

  전국 역사교사모임의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이 책이 학교 교과서가 되는 날은 그래도 우리 사회가 좀 변해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듯... 개인적으로는 올해 최고의 책이었다.

 

 

     오늘 다 읽어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책. 아마도 한동안은 소설속 인물들의 여운에 젖어 지낼 듯....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를 그리면서도 암울하지 않고 여전히 희망을 노래하는 작가의 시선이 맘에 든다.

뒤가 궁금해 빨리 읽어 치울까? 아니면 문장 하나 하나 음미하면서 주인공들의 마음을 아주 천천히 따라갈까 끊임없이 고민하며 읽게 만드는 책이다.

 <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 책도 좋았지만 음반이 더 맘에 들었다. 솔직히 라틴아메리카 음악은 처음 들었는데 그 밑에 흐르는 정서가 그리 낯설지 않다. 우리랑 많이 닮은 꼴.

라틴 아메리카의 악기들을 처음 만나는 기쁨도 컸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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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추천]2005년 사랑타령, 외로움 타령들...



책을 추천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중에서도 올해 제가 읽은 책은 얼마 안 되기에 더욱 어렵습니다.
더구나 2005년에 출시된 책이라고 하니,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문장들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던 책들 몇권 추천합니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 카슨 매컬러스 
 

카슨 매컬러스의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슬픈 까페의 노래' 가 먼저 소개되었고,
이 책이 나왔습니다.

 지금 제 서재 이름이기도 한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the heart is lonely hunter는
그 제목만큼이나 외로움이 절절한 책입니다.

분명 '희망' 보다는 조절 안되는 마음. 그에 따른 악순환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래도 그렇게 살아진다는 것에 책을 덮고 나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Van gogh 'sorrow '

 

 
 슬픈 까페의 노래 - 카슨 매컬러스

지금 보니 표지도 너무 맘에 듭니다.
세명의 기이한 남녀가 등장합니다.

 그들의 엇갈린 사랑은 당사자들의 몸과 마음을 재로 소진시키지만, 
 기이해 보이는 그들의 마음을 온통 휘젓는 그 감정은 시공을 초월하는 그것입니다.
지금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익숙할 수 있는 '그것' 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기이한 주인공들, 초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남부의 어느 시골마을, 모든게 헝클어져버린 결말따위가 젠장맞게 당연해 보입니다.


Edward hopper ' soir bleu '

 

 통역사 - 수키 김

 '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 11월, 비. 6호선 지하철 사우스브롱크스 역 앞의 붐비는 맥도널드, 이런 아침이 아니라면 그녀에게 흔치 않은 일이다.'

 그녀의 데뷔작은 멋집니다.
 그녀가 외로운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젊고, 아름다운건 분명합니다.)
 

그녀 외로움의 대부부은 '소속의 부재' 에서 옵니다. 미국에도 한국에도, 가족에도 애인에도, 사랑에도 미움에도 속하지 못하는 그녀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방식은 날 좋은 날 반짝거리는 물결과도 같습니다. 눈이 시리
고, 텅 비고, 그러나 차분하고, 아름답습니다.

Hiroshi Goto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

아흔 살이 되는 날, 나는 풋풋한 처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사람의 밤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헤 - 마르께스의 책은 다시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절로 뿌듯한 미소가 납니다.
이 책은 줄거리에서 보는 '아흔살이 된 글쟁이 할배가 열몇살 미성년 여자를 돈 주고 사는'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아니 맞습니다. 근데, 아닙니다.

여든살인 마르께스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아이'는 잠을 잡니다. 피곤하고, 창피하고, 두렵고, 그래서 잠을 잡니다. '나' 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상상하고, 아끼고, 보듬습니다. 아주우- 외로운 아흔살 먹은 할아버지가 이제 '사랑의 경이'를 봅니다.
어찌보면 순진하고, 어찌보면 영악합니다. 둘 중 어느 것이래도 마르께스는 무조건 좋습니다.


gauguin 'spirit dead watching'

 
 로맨틱 무브먼트 - 알랭 드 보통

 위의 책들과는 좀 많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는 사랑도 외로움도 노래로 부르기 보다는
 분석하려는 헛짓 하고 있으니깐요.

 

하지만, 가끔은 나도 사랑과 외로움에 허우젹 대기만 하지 말고, '헛짓'을 분석하고 싶으니깐요.
그리고 그 분석을 알랭드 보통만큼 맛깔나게 할 사람 그리 많지 않으니깐요.




 




 


 

 


 

 

 

 

 

 

 

 

 

 

 

 

 

 

 

 

 

 

    Tadahiro Ue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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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기억의 그림자 2008-08-22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래간만이네!
 
 전출처 : nirvana804 > 2005년 내가 읽은 책, 일독을 권합니다.

 만 하루동안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니. 

 

 한권의 책에 관련된 각각 다른 입장의 사람들의 이야기.

 

육이오와 관련된 저자의 경험담을 담은 책들 중에서 가장 뼈아프게 다가온다.

 

 느긋한 토요일 오후, 이 책을 베고 낮잠을 자면 이태리, 그리스의 꿈을 꿀 수 있을지도...

 

 처음에는 책 두께에 잠시 주춤... 그러나 책을 펴는 순간 행복해졌다.

 

 잘 짜여진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구성이 훌륭한 책.

 

 최근 읽은 추리소설 중 최고.

 

 이런 열악한 등장인물(달랑 주인공 소년 한명과 호랑이 한 마리)과 볼 것 없는 배경(망망대해 태평양 바다 뿐)만으로도 훌륭한 소설이 되다니...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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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ong > [추천합니다] 2005년 나를 즐겁게한 친구들

올해는 개인적으로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책도 제법 읽고 음악도 많이 들었던것 같네요
올 한해 제 옆에서 친구가 되어준 멋진 녀석들을 몇.개.만. 추천합니다~

핑거포스트 - 이 책은 역사소설이라는 장르 안에 여전히
살아있는 상상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재미와 구성,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나 인물, 스토리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군요

 

바람의 그림자 - 생일 선물로 받은 책입니다
책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법한 소재를 가지고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극적으로 이야기를 끌어 가는 대단한
매력을 가진 소설입니다
언젠가 배경이 되는 도시를 찾아가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 위의 두 책만으로도 올해 좋은 책이
많다고 할 법한데, 역시나 올 하반기의 제일 큰 수확은 이 책입니다
스밀라 라는 매력적인 여인을 따라가는 눈과 얼음의 여정
제 개인적으로는 별을 주고 또 주어도 부족한 책입니다
재미있는 책을 아껴가며 읽는 제 버릇대로 마지막 장을 덮기 싫어
앞부분을 다시 읽고 했던 기억도 나네요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 이 얄팍한 책이 그렇게 오래도록
기억에, 꿈에 오래도록 남을 줄 몰랐어요
문득 문득 소설의 한 페이지가 떠오르고
스스로에게 생일 선물을 준 노인을 생각하고
그가 선물한 자전거, 그가 쓴 글들...
이 소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수시로 저에게 나타나고 말을 겁니다
그리고 뒤늦에 읽은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과도 비슷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네요. 그래서 덧붙여 봅니다

800만가지 죽는 방법, 기나긴 이별
- 두 소설은 각기 다르지만 또 굉장히 비슷한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하드보일드한 장르이면서 철저하게 외로운 내면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올해 좋은 추리 소설들이 많이 나왔지만, 그래도 이 둘에 대한
애정만큼은 못 따라 갈 것 같네요

 

루시드 폴의 오, 사랑 - 올 한해 가장 많이 들은 앨범입니다
그리고 올 한해 가장 큰 위안이 된 앨범 이기도 하구요
다소 드라이 하지만 따뜻한 느낌의 곡들과 가슴을 파고드는
가사 그리고 낮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봄부터 가을까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준 앨범입니다

그리고 연말에 되어 나온 재주소년의 2집 앨범
1집에서부터 기대되어 온 그들이 소란스럽지 않게
열심히 노력해 왔구나, 하고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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