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줄리언 반스의 새로운 장편소설 [시대의 소음]
 

이 소설에서는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이야를 담고 있어요.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생각하면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나왔던

재즈 모음곡 제 1번중 왈츠2가 떠올라요.

그 영화의 분위기와 참으로 잘 어울렸던 음악이었는데요.

그 당시는 음악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없었어요.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지나갔죠.


하지만 줄리언 반스의 새 소설 [시대의 소음]을 읽으면서

그의 음악을 다 듣고 싶어지더라고요.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모두 그럴거에요. 그의 삶을 가장 온전하게 담아 둔 것이 바로 그의 음악일테니까요.


줄리언 반스가 그려낸 쇼스타코비치의 삶은 어땠을까요?

쇼스타코비치는 최고의 작곡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와 함께

공산주의 독재정권에 굴한 음악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해요.


그렇지만~ 자기가 원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고뇌했던 쇼스타코비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고 

살아갔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쇼스타코비치의 팬인 반스는 ‘작가의 말’을 통해

“전기 작가에게 작곡가의 삶에 대한 정보가 불완전하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지만

그 틈을 채울 수 있는 소설가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신작의 주인공으로 쇼스타코비치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고 해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작가는 쇼스타코비치의 인생에서 가장 치욕스러웠던 세 장면(1936, 1948, 1960년)을 한 장 씩 썼어요. 

소설의 1장은 “그가 아는 것은 그때가 최악의 시기였다는 것뿐이다”,

2장은 “…지금이 최악의 시기라는 것뿐이었다”,

3장은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나쁜 최악의 시기라는 것뿐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요.

최악이라고 느낀 시기가 세 번이나 올 줄 첫째 위기에서 그는 알 수 있었을까요?


최악의 순간을 세 번이나 겪으면서도 자신의 예술적 신념은 끝까지 지키려한 쇼스타코비치...

그의 삶을 반스는 “남은 용기를 모두 자기 음악에, 비겁함은 자신의 삶에 쏟았다.” 라고 평가해요.

생존을 위해 최소한의 타협을 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신념만은 놓치 않은 갈등과 번뇌로 가득찬 삶...

"오히려 겁쟁이가 되기도 쉽지 않았다.. 겁쟁이가 되기보다는 영웅이 되기가 훨씬 더 쉬웠다."


노년이 된 쇼스타코비치는 

“젊은 시절 가장 경멸했을 모습으로 늙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라고 말하죠.

 

참으로 시니컬한 평가가 아닐 수 없어요. 

나의 노년은 내가 가장 경멸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길 바라는데..


 

쇼스타코비치가 권력층으로부터 숱하게 들어야 했던 “음악은 누구의 것이냐”라는 질문에

반스는 “음악은 결국 음악의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시대의 것이고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고 향유하는 이들의 것이다.

예술은 귀족과 후원자의 것이 아니듯이, 이제는 인민과 당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시간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의 속삭임이다.”

어둠을 견뎌낸 그의 음악이 지금도 세상을 울리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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