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윈터 에디션)
김신회 지음 / 놀(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2017년 4월에 처음 찾아온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책이

2018년 겨울을 맞아 새로운 커버를 입고 돌아왔습니다.



 

귀여운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겨울맞이 새로운 복장으로 나타났네요 ㅎㅎ



한국 독자만을 위한 스페셜 커버가 더해진 윈터 에디션~







책 뒷면에도 이렇게 산타모자를 쓴 모노보노가 나와요.

커버를 베끼면~ 요렇게 내츄럴한 보노보노 본연의 모습도 볼 수 있고요 ㅎㅎ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이 책은 뭐든지 잘하고 씩씩한 어른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보노보노처럼 걱정이 많고 모르는 것 투성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는 서툰 어른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책이에요. 


저는 보노보노라는 만화를 본 적이 없어서 이 만화가 어떤 내용인지 모르지만,

보노보노를 본 사람들이라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을거에요~ㅎㅎ


귀여운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모습과 색연필로 그린 듯 따뜻한 삽화가

내 마음을 위로하는 문장의 힘에 맞먹는 이 책의 강력한 매력이기도 하죠.

 

어린이 만화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만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서툴게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인 제 마음을 위로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해요.


가끔은 슬프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는 이야기들...

내게도 괜찮다 괜찮다 말해주는 듯 했어요.



엄마라면 공감하실 이야기도 있어요.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거랑 비슷해.

된다는 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거랑 비슷해.


엄마는 엄마가 되고 싶었을까.

아니면 엄마가 되어버린 걸까.

엄마는 엄마가 된 엄마가 마음에 들까.

아니면 엄마가 되지 않았을 엄마를 꿈꿀까.


누군가를 돕는 건 엄청 부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가 하는 일 중에 가장 부자연스러워.

그 부자연스러운 짓을

부모가 되면 평생 해야만 하는 거야.


엄마는 대체 언제부터 엄마였을까.


그리고 나는 대체 언제부터 엄마였을까.

나이들어 내 아이가 독립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자신의 가정을 꾸리면서 내게서 떠나가면

그때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내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시간을 행복해 할까?

아.. 나는 좋은 엄마였구나... 후회 없을 수 있을까?


그래도 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포기하면서까지 내 아이를 항상 우선하는 엄마는 아닌 것 같아서

엄마였기에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도 없을 것 같아요ㅎㅎ

더 좋은 엄마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있을 것 같지만요 ~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

꿈이 없이 살아가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꿈 없이도 살아가는 어른이 있다는 것, 포기할 때와 그만둬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고

되는 건 안 되는 거라는 현실을 아는 어른이라면,

꿈 없이도 잘 살아가는 나를 장하게 여기며 살자'는 말이 지금의 상태로도 괜찮다는 위로 같아서 좋았어요.

 


내 자신에게 가장 야박한 사람은 나...라는 이야기도...

어색하고 이상하게 나온 사진도 나라고...

완벽하고 좋은 모습만 나 인 것은 아니라고...

 


큰콤 대장이 야용이 형과의 싸움에서 지고 나서 집에 돌아가 아들에게 하는 말도 멋집니다.


아가야, 아빠는 또 야옹이 형에게 졌단다.

하지만 아들아, 졌을 때의 아빠 얼굴도 잘 봐둬야 한다.

잘 봐라. 이게 졌을 때의 아빠다.


이겼을 때의 모습만 아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고 난 뒤의 모습도 보여주고 기억하게 하는 큰곰 대장.

어쩌면 부모란, 어른이란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이기고 난 뒤의 모습만 보여주면서 지는 것은 실패하는 거라는 걸 이야기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부족한 모습도, 열심히 했지만 지는 것도 다 보여줘야 하는 건데 말이죠.

어쩌면 내가 먼저 나의 그런 모습을 보기 싫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봄이라는 계절이 좋은 것은 봄이 온다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여기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네요.


봄은 저쪽에서 천천히 천천히 오는 거구나.

달팽이는 걷는 게 늦구나.

그럼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

내가 있는 여기까지 걸어온 거구나.

역시, 천천히 오는 건 굉장해.


빨리 빨리를 외치는 내 모습과 그걸 아이에게도

은연중에 강조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네요.

잘했어~ 너가 제일 빨리 했어! 너가 제일 멋지게 했어! 이런 칭찬 말고

천천히 했지만, 오래 걸렸지만 여기까지 그렇게 해낸 건 정말 굉장해! 라고

칭찬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길~

 


친구와의 우정이 별거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기억해주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기억했다가 말해주고,

아픈 사랑에 힘들어 하면 위로해주고,

내가 필요로 할때 옆에 있어주는 것이라며


재미있는 건 변하기 마련이지만

강처럼 점점 흘러가는 것이 아니야.

낙엽처럼 점점 쌓여 가는 거야.


우정도 낙엽처럼 쌓여가는 것이라는 말이 참 좋네요.

나의 우정은 잘 샇여가고 있을까요?

누군가의 인생에서 내가 그 낙엽이 되고 있을까요?


못하는 건 말이다.

얼마나 못 하는지로 정해지는 게 아냐.

얼마나 하고 싶은지로 정해지는 거야.

알겠니? 못 하겠으면, 다른 걸 해.


아하하~~

하겠으면 다른 걸 하라는 이 사이다 같은 말...

안되는 것, 못 하는 것에 자꾸 매달리는 어리석은 나에게 들려주는 말이네요.

그리고 못하는 일이 있을 때 좌절하는 아이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요.

이 책의 매력은 내가 책을 읽을 때의 마음이 어떤지에 따라

자꾸자꾸 읽을 수록  와 닿는 말이 달라지고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읽었던 구절이

오늘은 아주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거에요.


한 번 보고 말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꺼내보고

아... 그렇지... 난 또 못 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었구나,

꿈을 꿔야한다고 내 자신을 채찍질 하고 있었구나,

완벽하지 못한 내 자신을 내가 가장 힘들게 하고 있었구나....

이렇게 다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이라서 좋아요.


보노보노처럼 소심하고 걱정이 많아 늘 곤란한 어른에게

이 책을 함께 읽자고 하고 싶네요.

곤란한 것은 언젠가 끝날거라고...

그러니 안심하고 곤란하자~라고 말하면서요 ㅎ



느리게 오지만 사랑스러운 봄처럼~

느리게 오는 많은 것들도 사랑해요.

 


나를 미워하는 한 사람에게 신경쓰느라

정작 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을 잊게 되는 실수를 하지 않기를~

 


내가 디디고 있는 이 땅을 제대로 바라보고

내가 속한 현실을 받아들여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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