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 싫어요> 단호한 용기의 말

싫어요 싫어요 ㅣ 킨더랜드 픽처북스
박정섭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6월

싫어요 싫어요

박정섭 그림책

주인공인 아이는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 ‘싫어요, 싫은데?’를 달고 사는 아이입니다. 골고루 먹는 것도 싫고, 이 닦는 것, 책 읽는 것도 모두 싫어하네요.

어쩜 꼭 해야하고 필요한 것들은 아이들에게 다 싫은 것들일까요?

만약 ‘한 가지 음식만 먹어, 이를 닦지마, 책은 멀리하렴’이라고 이야기하면 이것도 싫다면서 반대로 행동할까 란 생각이들었는데, 옛날 이야기에서 마지막에 반대로 말한 엄마의 말만 유일하게 지켰던 청개구리가 떠오르네요 ㅎㅎ

이렇듯 모든 것을 싫다고 외치는 아이의 막강 싫어 기운이 우주에 닿아

마리다 별의 외계인이 아이를 만나러 오게 됩니다. 그 외계인은 자기 별에 가면 학교도 안가도 되고, 엄마 잔소리도 없다며 아이에게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그런데 왠지 외계인이 믿음직스러워보이지 않는건 기분탓일까요 ㅎㅎ

그리고 외계인이 아이를 데려간 다음 날, 깜짝 놀란 엄마가 말합니다.

“오늘은 웬일이니? 아침 일찍 일어나고.”

“오늘은 소풍 가는 날이잖아요.”

저는 처음엔 뒷면지를 보고 아이는 우주로 떠나고 외계인과 삶을 바꾼줄 알았어요. 그래서 외계인이 대신 일찍 일어난줄알았는데 아이가 외계인을 스스로 따라가지 않은거였더라구요 ㅎㅎ

외계인의 달콤한 거절까지도 싫다고 말할 수 있는 멋진 아이네요

‘싫은데 싫은데

싫은 걸 어떡하지?

싫은 걸 싫다고 말하기도 싫고

싫은 걸 싫다고 말 안 하기도 싫고

하지만, 딱 하루 그날만은…’

사실 유독 무언가가 더욱 하기 싫은 날이 있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듯 해요.

항상 싫어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럴 때 한 번이라도 ‘싫어’라고 용기있게 말하고 단호하게 내팽겨쳐보는 것도인생의 재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이 한 번 안 닦는다고 큰일 나는 것 아니고, 하루쯤 늦게자는 것도 전혀 큰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렇게 ‘싫어요’가 용인이 되는 환경에 놓여진 아이가 싫어했던 행동들의 필요성에 대해서 배우고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언젠가 ‘기꺼이’하게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물론 그 전까지 아주 큰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겠지만요. ^^

첫 번째는 유쾌하게 읽고, 두 번째 깊게 읽었더니 더 좋았던 박정섭 작가님의 그림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