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나도 그림책 쓰기에 도전해볼까’라고 생각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만나고 나면 이렇게 멋진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그런데 출판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할 때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려해보니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는지, 그림책을 쓰려면 어떤 능력들이 필요할지 몰라 앞이 깜깜했다. 또한 나처럼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고,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그림책의 글 작가로서 책을 출간할 수 있다. 훌륭한 글이라면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 계약한 후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글에 맞는 그림 작가를 찾아주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그것이 독자의 마음에 와닿도록 하는 흥미로운 플롯을 구성할 수만 있다면 멋진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림책이야말로 한 문장 한 문장 공들여 쓰지 않으면 쓸 수 없다. 훌륭한 그림이 흥미로운 장면 하나로 독자를 매료시킨다면, 훌륭한 글은 독자의 흥미를 계속 이어지게 만든다.” 출판사 편집자이자 그림책 글작가가 쓴 ‘그림책을 쓰고 싶은 당신에게’는 그림책을 쓰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작가로서 그림책 쓰기를 시작하는 방법과 글감을 모으는 그녀만의 효과적인 노하우, 이를 그림책으로 재구성하고 다듬는 과정을 읽으면 그림책 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한 어느정도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책이 출간되는 일련의 과정들과 편집자로서 어떤 그림책이 마음을 사로잡는지까지 알 수 있다. ‘작가의 마음과 편집자의 눈으로’라는 부제가 참 알맞은 이유이다. 그림책을 쓰기 위해 알아둬야할 것들을 배우는 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었지만, 더불어 좋았던 것은 이 책을 읽고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대해 더욱 식견이 넓어진 점이다. 이전에는 표면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읽었다면 이제는 이 그림책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나 문장의 구성, 더욱 흥미롭게 전개를 이어나가는 작가들만의 방법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였던가, 더욱 그림책의 매력이 깊어진다. “흘러가는 시간도 우리가 붙잡은 그 순간을 어쩌지 못한다. 우리가 책장을 넘기지 않는 한, 그 순간은 우리 손에 영원히 잡혀 있기 때문이다.” 나의 그림책을 만들어보는 것이 꿈이라 말하는 이들이 이 책을 읽고 더이상 꿈이 아닌 자신의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