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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모놀로그
이브 엔슬러 지음, 류숙렬 옮김 / 북하우스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이 빨갛고 앙증스러운 책을 서점에서 얼굴에 웃음 머금고(눈시울붉은데도 있지만)보다 집에 소장하기 위해 하나 사오고 말았다. 편집도 훌륭하고 페이지수가 많지않아 서서 읽을수 있는 분량이었지만, 그녀들의 독백을 조용한데서 천천히 듣고 싶었다.
남성위주의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가장 궁금해 하면서도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하던 것을 작가는 세상 여성들의 입을 통해 매우 시원하게 얘기해준다. 72세의 할머니로부터 레즈비언과 보스니아내전에 희생된 여성들의 이야기까지 그들의 두려움과 열정, 자유에 대한 진실된 이야기를 담고있어, '버자이너의 독백'이란 결국 내가 아는 친구,언니,어머니들의 이야기 같았다. 자신의 아픔이나 (고통스런?)경험들을 말하기 힘들었을텐데.. 그녀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연극으로도 소개된 바 있는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관습으로는 아직 이른감이 들기도하지만, 여성들에겐 자신과 동일한 '버자이너’에 대한 솔직한 통찰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미국뿐이 아닐 것이다. 글로리아 스테이넘의 말대로 이들의 용기있는 고백을 통해 우리 자신을 치유하고 나아가 세상을 치유하는 작은 움직임이 되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