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붉은 별 - 상 - 두레신서 10
에드가 스노우 지음, 홍수원 옮김 / 두레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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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까지도 우리는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공'이라 불렀다. 하지만, 우리는 그 '중공'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된 후 담임 선생님이신 국사 선생님께서 꽤나 책에 대한 열정을 갖고 계신 것이 이 책과 만나게 된 계기다. 대학교 다닐 때 읽으셨다는 책 몇 권을 책장에 가져다 두고 읽을 것을 권하셨는데, 그 중에 눈에 띈 것이 이 책이다(내가 읽은 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었다. 출판사는 기억 안 나지만, 두꺼운 책 한 권으로 1980년대 판이었다.).

중국 공산당, 그들의 초창기 모습은 일반에게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에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은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는 매우 귀중한 사료이다.

이 책을 펼치면,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서방 국가들(한때 소비에트도 이에 가세했다.)의 지지를 받고 있던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를 몰아낼 수 있었는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위기 시절, 공산당을 믿고 따라 주었던 중국 인민들, 이들은 무엇 때문에 그트록 (우리가 듣기론)자유로운 국민당 대신 공산당을 위해 목숨까지 버려야 했는가? 아쉽게도, 본토를 모두 차지한 오늘날 공산당의 모습을 바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모든 공산당 정부가 그렇듯이, 베트남처럼 결국 공산당은 인민들을 마지막까지 위하지 못했다. 중국 공산당 초기의 모습을 끝까지 가지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기까지 하다.

여하튼,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중국 공산당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모두 일시에 뒤집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읽었던 옛 책은 중국 인명과 지명이 모두 한국식 발음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본토 발음이 있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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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이훈구 지음 / 이야기(자음과모음)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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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이 주제넘게 읽는다는 소리도 들릴만한 서평을 또 시작한다. 처음 신문지 광고를 뒤적이다 찾은 이 책에 눈이 멎은 후, 부모님께 부탁드려서 한 권을 장만해 읽기 시작했다. 지난번의 부모 토막 살인사건을 살인범을 옹호하는 입장으로 썼다니 흥미가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아마 인륜지대사 어쩌고 하는 얘기였으면 그 신문 광고는 내 구두닦을 때 밑창에 깔린 다음 재활용 통에 처박혔을 것이다.).

때로는 제목만 보고 책을 비웃기도 했지만(무슨 연애 소설인줄 아는 게 분명하다. 이런 책 나왔다는 얘기도 못 듣다니, 하여간 한국인들은 어지간히 책 안 읽는 족속이다.), 몇몇 선생님께 빌려달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학교, 학원에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다.

내가 좋아할 만한 시점인 덕택인지, 심각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부모를 죽였다는 자체는 죄악일 수 있지만, 그 살인범을 키운 부모, 그리고 그 부모를 키운 부모...... 비극적인 가정의 연쇄 사슬이 이 비극의 원인이다.

내용 자체에 특히 언급할 만한 것은 없다. 다만, 아이가 바르게(똑똑하게가 아니다.) 크기를 바라는 분들, 그리고 아이를 밤 늦게까지 교재에 파뭍어 놓은 부모들에게 한 권씩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 역시 '책값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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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 리더스 다이제스트
동아출판사 편집부 엮음 / 동아출판사(두산) / 198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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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파킹미터(Parking Meter), 저울, 욕실, 트럼프, ...... 다들 우리가 살다 보면 적어도 수십 번씩, 많게는 거의 평생 접해 보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이것들이 모두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해 했던 적은 없는가?

지난번에 얘기했던 '세계상식백과'와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책에 굶주리셨던 아버지가 들여놓은 책 중의 하나인 '리더스 다이제스트 잡학사전'을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다.

나온지 10년이 지난 데다가 절판돼서 고서점에도 있을까 말까한 책이지만, 혹시 구한 사람이 있다면 행운으로 알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요즘도 이런 책은 드무니까.

우리 주변의 사물들, 그 뿌리를 찾다 보면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물건들도, 나름대로의 재미있고, 때로는 슬프기도 한 사정들을 간직하고 있다. 인류가 몇만 년을 살면서 나온 산물들을 하나씩 분석하면서, 그 기묘한 기원들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도 하나의 따분한 인생살이를 푸는 재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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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스타크래프트 3 - 에피소드 3, Queen of Zerg, Kerrigan
임영수, 변성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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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 스타크래프트 1권을 접했을 때는 한동안 옆에 끼고 다닐 정도로 빠져 있었다. 게임 그 자체가 소설로 나왔다는 것,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즐기던 스토리가 그대로 있었으니까.

하지만, 점점 가면 갈수록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스타크래프트의 게임 자체, 스토리 특성상 어느 정도의 군사적 고증이 필요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군사적인 무지함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 것이다.

코랄의 아들 같은 거대 조직이 지구 동맹의 벙력과 전면전을 벌임에도 아직까지 '게릴라'로서 겨우 소대 단위로 움직이는 데다, 계급 배치도, 기타 군사적인 수많은 오류들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여하튼 군사매니아로서 보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못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전우애나 남녀간의 연애를 어느 정도 삽입해 보려는 시도는 있긴 했지만, 저자들은 스토리 자체에 빠져들지는 못한 것 같다. 그들의 '게이머'라는 한계가 결국 이 소설의 해병대원(Marine)을 인간이 아닌 유닛으로 보게 만든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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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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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아버지가 보시던 '한겨레 21'에 내 고등학교 부반장하고 비슷하게 생긴 한국 이름가진 외국인의 기사를 늘 눈여겨 보면서 박노자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책 역시 그 광고를 통해서 보게 되었다.

내가 유난히 한국사회에 대한 비평론을 즐기는 데다가, 귀화인의 한국보기라면 내 흥미를 충분히 자극하고도 남는 것이었고, 시험이 끝나자마자 부모님께 돈을 타서 재빠르게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읽으면서 보였던 모습이 오랜만에 연출되었다. 이미 자각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인이라면 찔끔할 텍스트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그것을 유유히 읽어나갔다.

정말, 이 책을 읽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가기 싫고, 군대에 가기 싫어질 것이다. 나도 군사매니아라는 것과 별도로 징병제 폐지론자 중의 하나로써 박수를 쳐주고 싶은 대목이다.

한국인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이 좋음직한 '책값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이 상당한 호흥을 얻으며 팔리고 있는 것을 보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다. 법적으로도, 안으로도 이미 완벽한 한국인인 박노자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눈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 눈을 통해 사회를 다시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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