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학력을 중시하는 나라이다. 대학 진학하지 않는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이고 요즘 들어서는 서울대졸업조차도 눈에 안들어올 정도의 외국 유명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까지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달리 말하면 고졸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이야기가 된다.(대학교에서 회사실무를 가르치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 고졸이나 대졸이나 거기서 거기인 듯하지만)

 

 미생 주인공 장그래는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보이며 바둑계에 입문했지만 결국 프로는 되지 못하고 중도탈락한다. 고졸에 바둑에 온 인생을 다 바친 그는 간신히 연줄로 대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가 사원으로까지 채용되지만 그 사원이라는 게 2년 계약직이다. 같이 합격한 동기들은 다 정규직인데.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56수이다. 계약직이나마 사원으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장그래에게 상사는 이런 말을 한다. '이젠 팀원이 돼줘야지?'

 장그래는 나름 열심히 하고 함께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상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 에피소드, 별 생각 없이 읽다가 이 부분에서 가슴이 뜨끔거렸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으니까.

 

 처음 일을 시작한만큼 모르는 것이 많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 '당연한' 상태로 머물려 있어서는 안되었다. 수동적으로 가르쳐주는 것만 익히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일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다. 장그래처럼. 그런데도 그것도 모르고 그저 시키는 일을 열심히 했다고 만족했으니 짤리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사실 짤렸을 때 많이 서운하고 좀 그랬는데 미생을 보니 내 잘못이 컸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겠다고 마음가짐을 새로 다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다 미생 덕분이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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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10-23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리뷰를 작성하다가 스톱해 놓고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