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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점 북두당
우쓰기 겐타로 지음, 이유라 옮김 / 나무의마음 / 2025년 8월
평점 :

"전생에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검은 고양이 이번 생은 북두당의 책방지기로 환생했다."는 책 소개문구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었어요. 귀여운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서점이라니...제목부터 표지까지 마음에 들었고 줄거리가 궁금금하게 만들었었죠.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생각할 것도 많고 묵직한 느낌이 있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아홉 번 산 고양이와 잃어버린 이야기의 수호자' 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 책에는 여덟번의 삶과 죽음을 거치면서 많은 기억과 상처를 가지고 아홉번째 생을 살게 된 냉소적인 검은 고양이가 등장하네요. 힘겨운 지난 삶들 중에서도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삶을 가장 인상깊게 생각하고 있는 고양이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모델이 된 고양이라고 하니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더라구요.ㅎ

검은 고양이는 우연히 무언가에 이끌려 북두당이라는 서점에 가게 되는데 북두당에는 마녀라고 불리는 여자와 고양이 4마리가 함께 살고 있었어요. 고양이들과 대화가 통하는 마녀 기타호시 에리카는 저주에 걸려 북두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는데 검은 고양이도 쿠로라는 이름을 받으면서 북두당에서 함께 살게 되네요. 쿠로는 여전히 냉소적이고 까칠하게 굴지만 북두당에 함께 살게 되면서 어느새 점점 책방지기 고양이 다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그리고 그 서점에 자주 오는 마도카라는 아이와 얽힌 이야기를 통해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책과 글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어떤 이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곧 치유다. 마음의 상처를 글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바깥으로 끌어내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며 천천히 받아들이는 과정. 그렇게 먼저 자신을 치유하고,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가 닿게 된다. 그리하려 글쓰기는 마음의 안녕과 평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된다.
표지를 보고 생각했던 것만큼은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 아니었지만 고양이들의 귀여움을 느낄 수 있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잘 봤던 책이었어요. 감동적인 부분도 있었고, 고양이들의 생이 끝나가는 것에 대해 슬픈 부분도 있었고, 고양이들이 전해주는 작가들의 이야기도 색다르고 재미있었네요. 그리고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유명 작가들이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한 문장을 실어두어서 그것을 읽는 재미도 좋았어요.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