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숲 책 먹는 고래 27
심강우 지음, 서혜리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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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숲이라는 독특한 공간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간직하고 싶던 기억과 잊고 싶은 시간이 흐르는 곳이라는 책소개도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던 책이었어요. 일단 표지가 넘 이뻐서 좋았고 지금껏 고래책빵 책이 그랬듯 아이들과 읽기 좋을 것 같은 책이었네요





그런데 책 속의 내용은 이쁜 표지처럼 마냥 행복한 내용은 아니었어요.

소연이의 엄마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칸과 재혼을 했지만 소연이는 칸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픈 소연이가 먹고 싶다던 팥빙수 때문에 새벽에 집을 나선 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소연이의 마음에는 죄책감이 생기네요. 그런 소연이가 우연히 가게 된 미술관에서 그림을 관람하다 그림 속 루빈을 만나게 되요. 그리고 함께 시간의 숲을 걷게 되네요. 처음에는 회색빛의 잊고 싶은 시간이 흐르는 곳과 다양한 색깔의 간직하고 싶은 시간이 흐르는 곳이 따로 있었는데 루빈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면서 전체가 모두 다양한 색깔인 잊고 싶은 시간과 간직하고 싶은 시간이 공존하는 시간의 숲이 되었네요.



소연이의 이야기도 안타까웠지만 독일군에게 핍박받던 유대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루빈의 이야기도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렇지만 상실감을 겪고 죄책감도 가지게 된 아이들이 시간의 숲을 통해서 단단해지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참 다행이다 싶기도 했어요. 책 속 주인공들의 삶의 한 부분인 한부모가정이나 다문화에 대해서, 그리고 홀로코스트라는 아픈 세계의 역사의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내 속의 기억 하나하나가 풀이 되고 나무가 되고 새가 되고 바람이 되었지. 처음부터 어두운 색을 꺼리는 게 아니었어. 회색빛 기억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우리 마음은 알고 보면 울긋불긋한 색깔이야. 기쁨, 사랑, 희망 같은 밝은 색도 있지만 미움과 슬픔 같은 어두운 색도 있어.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이 어울려 사계절을 만들고 세상 모든 생명체의 마음을 표현해. 나는 화가가 될거야. 그런 마음의 색깔과 무늬를 제대로 표현하는 화가."

p.120


그리고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과거가 되기도 하고 현재와 미래가 되기도 하는 시간과 누군가에게는 밝은 빛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어둠이 되기도 하는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요. 시간의 숲에서 소연과 루빈은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기억을 보기도 하고, 알지 못했던 진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희망사항을 그려내기도 하네요. 그 과정에서 아픔을 치유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네요. 그리고 현실에서 소연과 루빈같은 경우가 있다면 우리가 공감하고 다독이고 따스히 안아주고 치유해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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