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06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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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이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블라인드 대본집 서평단이라는 생소한 서평단이라서 신청해봤는데 이렇게 대본집의 형태의 책을 받으니 생소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사실 대본집이라고 해서 정말 대사와 지문만으로 이루어진 대본집일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대본집의 형태를 띄고 있을 뿐 그냥 일반적인 소설작품과 별다를 것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내용은 너무 재미있었네요.

 



어느 날 버스 사고 후, 육체에서 영혼만 빠져나오게 된 한수리와 은류..일주일 내로 영혼이 육체로 돌아가지 않으면 영혼사냥꾼이라는 선령을 따라 저승으로 가야한다고 하네요..SNS를 즐기고 미래에 계획적이고 노력파였던 수리는 육체로 돌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육체가 영혼을 거부하기에 결계가 쳐진 것처럼 들어갈 수가 없어요.. 반대로 류는 육체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보이네요. 과연 일주일 뒤에 수리와 류는 육체로 돌아갈 수 있을지....



흔히 영혼없이 산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영혼이 가출했다는 말도 종종 듣게 되는데 이 책 주인공인 수리와 류는 정말 영혼이 빠져나온 채로 육체만 일상생활을 하고 있네요. 주위에서는 전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고 영혼이 된 수리와 류만 다시 육체로 들어가려고 노력하는데 밖에 나와서 보는 자신의 모습이 참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할 것 같아요.


뭐든 잘하고 관대한 사람이었던 수리는 어느새 자신에게만 자비가 없고 지독하게 노력하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멋진 사람이 되어 있고, 류는 아픈 동생으로 인해 자신은 착한 아이가 되어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누구의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그렇기에 영혼이 빠져나온 다음에 다시 들어가려고 하니 육체가 거부하고 있는 거였던 거죠.


영혼이 빠져나와 있는 동안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수리와 류는 자신들의 영혼에 남은 아픔도 이해하게 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어려웠던 자신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블라인드 대본집이라서 처음에는 작가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는데 나중에 공개된 작가님을 보니 <페인트>의 이희영 작가님이었네요. 사실 <페인트>도 제대로 안 읽어본 터라 작가님에 대한 정보가 있든 없든 오로지 이 작품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읽어나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인간들은 참 이상해.

점점 더 똑똑해지고, 기술은 발전하는데 그럴수록 영혼을 잃어버리는 사람은 늘어나거든. 머리가 똑똑한 것과 영혼이 단단해지는 건 상관관계가 없는 모양이야.


선령의 말처럼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더 똑똑해지고 기술은 발전할지라도 마음과 영혼이 아픈 사람은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육체는 멀쩡할지라도 마음의 상처는 부러지고 깨지고 다 벗겨지더라도 전혀 안 보일 때가 있다는 거..자신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질 필요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는데 막상 읽다가 보니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어려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자신부터도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읽다가 울컥하기도 했었네요.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참 좋을 것 같은 책이었는데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마음이 아픈 아이들로 크지 않도록 같이 대화도 많이 하고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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