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13
존 맥그리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젊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 존 맥그리거의 8년만의 신작 장편소설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는 존 맥그리거라는 작가를 이름만 들어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글을 쓰는 작가인지 전혀 몰라서 오히려 더 기대감이 생기더라구요.




이 책은 영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여자아이가 실종된 이야기로 시작하네요.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쇼. 키는 152센티미터였고 머리는 짙은 금발이었다고 하는데 당연히 그 아이를 찾기 위한 노력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어요.그러나 이 책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리베카 쇼의 실종 이후에도 반복되는 마을 사람들이 일상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13개의 저수지가 있는 마을에서 13살 여자아이가 실종되고, 그 사건 이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13년에 걸쳐 그리고 있는데 1장을 제외하고는 '자정이 되고 해가 바뀌었을 때'로 새로운 장을 시작하는 것도 넘 독특했어요. 그렇게 한 해 한해가 지나면서 실종된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잊혀질 듯하다가도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였다.' 라는 문장을 적어서 또 다시 그 사건을 환기시키고 마을사람들이 여전히 그 아이에 대한 꿈을 꾼다는 점도 독특했던 것 같아요. 물론 그 사건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해결되는 건 아니었지만요.



솔직히 읽으면서 좀 묘한 느낌을 받았던 책이었어요. 예상과 다른 이야기였다는 것도 그랬지만 건조한 느낌으로 13년에 걸쳐 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서술하고 있는 것도 독특했어요. 게다가 대화와 서술이 구분되지 않는 서술방법도 독특했어요. 그것때문에 읽는데 좀 난감하기도 했지만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잊혀지기도 하고 무뎌지기도 하는 것이 사람들의 삶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단조롭고 평범한 순간순간이 쌓여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인 '모두 고요했고, 모두 빛났네.' 처럼 고요하고 평온한 삶이 되는 것을 바라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