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사 스타우트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라는 제목을 봤을 때, 소시오패스가 등장하는 소설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책을 열어보니 소설이 아니라 상담을 통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쓴 심리학 책이었어요. 그렇지만 읽다보니 그들의 사례가 소설같이 무섭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네요.

"25명 중 1명은 애초에 양심이란 없는 소시오패스다."라고 하는 문장이 너무도 무겁게 와 닿았어요..내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좀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가 모두 살인마라는 착각을 완벽하게 날려버려라!'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기에 우리 주위에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저자는 양심없는 그들로부터 양심있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이 책은 12장으로 분류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각 장마다 관련된 명언들을 실어놓았어요. 명언들이 이런 문제와 연결이 될지 생각도 못했는데 신기했네요.


많은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양심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상태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부르는데, 이런 성격결함은 현재 인구수의 약 4%, 즉 25명 중에 1명 에 이른다고 해요. 이런 양심이 없는 상태를 '소시오패시(sociopathy)'라고 부르는데 흔히 우리가 '사이코패시'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요. 25명 중에 1명이라니..생각보다 많은 수네요..ㅠ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임상적 진단은 다음의 7가지 특징 중에서 적어도 3가지 이상을 가졌을 때 고려 대상이 된다고 해요

1.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지 못한다

2. 기만적이고 영악하다

3. 충동적이고 미리 계획하지 못한다

4. 화를 잘 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5. 무모할 정도로 자신 및 타인의 안전을 무시한다

6. 지속적으로 무책임한 성향을 보인다

7. 다른 사람을 해하거나 학대하거나 무언가를 훔치는 행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소시오패스가 일반인들과 가장 다른 점으로 양심을 꼽고 있어요. 책에서는 신체적 감각인 오감과 직감인 6감을 뒤이어 양심을 제7감으로 이야기 하고 있네요. 양심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 또는 사람들의 모임, 심지어는 인류 전체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을 바탕으로 하는 의무감을 말한다고 해요. 그래서 '사랑'이라는 감정과 유사하다고 하네요. 다시 말해서 소시오패스들은 사랑과 같은 감정적인 경험을 처리할 능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네요. 그런 소시오패스들은 대뇌피질 수준에서 감정적인 자극을 처리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문제가 양육환경이나 문화적인 요소에 의해서 보완되거나 더 악화되거나 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책을 읽다보니 사례로 들어준 소시오패스들의 행동들이 정말 놀랄만하더라구요. 게다가 그들은 너무도 평범해보이고 오랜 기간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었네요. 아니 오히려 매력적이고 뛰어난 사람으로 보이기까지 하네요. 양심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방식이 보통 사람들의 방식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자신이 소시오패스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타고난 배우인 소시오패스들은 사회적이고 전문적이 역할을 십분 활용할 줄 안다고 하는데 그 가면들 때문에 실생활에서 그들을 마주쳐도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니 넘 무서운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서구보다 집단중심적인 동아시아의 소시오패스 발생률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이제는 동양권에서도 점점 더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있으니 언제까지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책에서는 주위에서 소시오패스를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13가지 규칙을 설명해주고 있네요.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일상에서 소시오패스에 대처하는 13가지 규칙

1. 아무리 싫더라도 양심이 결핍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받아들여라

2, 교육자, 의사, 지도자, 동물애호가, 인도주의자, 부모 등 어떤 사람이 맡은 그 역할에 기대되는 바와 당신의 직감이 서로 상반될 때는 당신의 직감을 따라라.

3. 어떤 종류든 새로운 관계를 고려할 때는 그 사람이 제시하는 주장과 약속, 그가 가진 책임에 관해 '삼세번의 규칙'을 준수하라. 삼세번의 규칙을 개인적인 방침으로 삼으라.

4.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라. 당신의 직감과 불안을 믿어라.

5. 아첨인지 의심하라.

6. 필요하다면 존경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라. 두려움은 존경이 아니다.

7. 게임에 동참하지 말라.

8. 자신을 소시오패스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피하고, 어떤 종류의 접촉이나 연락도 거부하는 것이다.

9. 너무 쉽게 동정하는 당신의 성향에 의문을 제기하라.

10. 구제할 수 없는 사람을 구제하려고 애쓰지 말라.

11. 동정심이든 다른 이유든 간에, 소시오패스가 자신의 본성을 숨기는 일을 절대 돕지 말라.

12. 당신의 정신을 지켜라

13. 잘 사는 것이 최선의 복수다.



평소에 어렵게 생각했던 심리학책 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고, 소시오패스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기에 생각보다 쉽게 잘 읽히는 편이었어요. 물론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요. 하지만 우리 주위에 양심이 없는 소시오페스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그만큼 양심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또 깨닫게 되었네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라는 제목도 좋았지만 원제인 <The Sociopath Next Door> 이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 책이었어요.


"원자 쪼갤 줄은 알면서 마음속에 사랑이 없는 사람은 그저 괴물일 뿐이다."

(크리슈나무트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