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세계사 - 개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
이선필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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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태를 이야기 할 때 "개판 5분전이네." 라는 말을 쓰고는 하죠. 그런데 그 개판이 사실상 진짜 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네요. 한국전쟁때 부산에 모인 피난민들을 위해 커다란 솥에 밥을 하고 배식을 위해 솥뚜껑을 열기 5분전에 "개(開)판 5분 전!"이라고 소리치고 그 때 사람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되곤 하여 그런 상황이 되면 '개판 5분전'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런 경우 말고도 실제 개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뭔가 부정적인 단어를 이야기 할때 '개'라는 단어를 붙여서 말하고 하지요

반면에 또 개를 반려동물로 많이 키우는 요즘 어떨땐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 사는 개의 모습도 볼 수 있기도 하죠.


어찌됐든 우리와 함께 오래도록 살아온 존재인 개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는 이 책이 흥미롭게 와 닿더라구요


세계사속에서 '개'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 '개'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책이라니 재미있을 것 같았네요



이 책은 서양편과 동양편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먼저 서양편을 살펴보면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최초의 애견인이었고 목줄을 한 개들이 도시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고 하네요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에서는 개를 위해 지켜야할 여섯가지 규칙이 있을 정도로 개에 대한 대우가 좋았다고 하네요. 페르시아에서는 개의 영혼의 3분의 1이 영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개가 지상에서 천국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다리를 지키는 동물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고 하네요. 그러니 개를 중요하게 생각했겠지요.

또한 이집트에서는 검은색 개의 머리를 가진 아누비스 신을 숭배하고 키우던 개나 고양이가 죽으면 눈썹을 밀어 추모하기도 하는 등 반려동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지하세게를 지키는 케르베로스가 등장하는데 머리가 셋 달린 개의 형상으로 그려지고 있어요. 그리스인들은 개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존재로 생각했고, 서양신화에서 '3'은 신성한 숫자로 육체와 영혼, 삶과 죽음을 의미한다고 해요


이런 반면에 정화의 월요일이 되면 끔찍한 방법으로 개 고문을 했다는 그리스, 개를 투견으로 이용하거나 전쟁터에서 연락책으로 사용하고 죽였다는 로마제국, 종교적 희생양으로 삼기도 했던 이야기, 키친 도그로 이용되던 이야기 등을 보면 개의 역사에 안타까운 일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절을 의미하는 개를 가문의 문장에 그리기도 하고 반려동물로서 자리잡아 가기도 하네요.



동양에서는 개의 의미가 서양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조금 다르기도 했네요

인도에서는 개를 함부로 손대거나 대할 수 없다고 하는데 고대인도인들은 모든 영혼이 절대영혼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고, 윤회사상을 믿기 때문에 개가 과거의 조상이나 부모, 친척일 수 도 있다고 생각해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또한 현실세계와 사후세계를 연결하는 연결고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소중하게 여기기도 했네요.

중국에서는 다양한 민족이 있는 만큼 다양한 애견문화가 있네요. 개를 숭배하기도 하고, 개를 식용으로 즐기기도 하고, 개를 자신의 조상이라고 믿기도 하네요

일본에서는 개를 수호신으로 여기기도 했기 때문에 소중히 여기는 한편 사무라이 도그나 하치처럼 제국주의에 이용당하기도 했네요

한국에서는 개를 악을 물리치고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겼네요.

흔히 한국하면 개고기를 떠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개를 식용으로 하는 것이 지배적이지는 않았다고 해요. 책에서 보면 중남미나 중국에서 식용으로 더 많이 이용했던 것으로 보이네요


서양이나 동양이나 개가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동물로, 수호신으로,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로, 혹은 단백질공급원으로..아무튼 오랜 인간의 역사와 함께 개의 역사도 계속 되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가깝게 지내온 동물이었지요

그리고 앞으로도 반려동물로서 가까이 지내게 될 동물이기도 하네요.

그렇기에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개의 역사도 함께 인식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어찌 되었든 우리와 공존할 동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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