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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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아가미>, <파과>의 작가 구병모 작가님의 신작이라는 얘기에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예요


  책의 도입부에서는 아파트에서 화마에 휩싸인채 창밖으로 떨어진 남자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는 불이 번진 흔적도 없고, 아파트내에 있던 딸도 전혀 상처입지 않아 의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게 되요

  그러다 갑자기 오십대 여성 시미의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앞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시미가 같이 일하는 화인의 추천으로 문신술사를 찾아가게 되는 이야기 중간중간에 짐승에게 목이 물린듯한 남자의 사건, 집안에서 바닷물에 익사해서 죽은 기업대표의 사건 등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이 사건들과 시미가 무슨 관계가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하는 딸

스토커에게 위협받고 있는 여성

갑질사장에게 폭언과 구타를 당하던 직원

이렇게 현실에서 숨 쉬듯 벌어지고 있는 폭력들에서 구해줄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은 상황에서 환상이 현실이 되고 잔혹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된 그 사건들의 비밀을 시미가 알아내게 되네요. 그리고 나서 시미도 문신술사를 찾아가게 되요.



"정말로 나를 지켜줬어요. 제일 절박했던 순간에, 이러다 죽을 것 같았을 때..그리고 자기 일을 마치고 떠나갔어요."(p105)


"실은 피부에 새겨진 건 자신의 심장에도 새겨지는 겁니다. 상흔처럼요, 몸에 입은 고통은 언제까지고 그 몸과 영혼을 떠나지 않고 맴돌아요. 아무리 잊은 것 처럼 보이더라도 말이지요. 그러니 시미 씨가 원하는 것을 말해주세요. 무엇이 시미 씨를 돌봐주었으면 좋겠는지."(p138)


충동이 솟는다는 건, 태울 에너지가 생성됐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존재가 세상 누구보다도 빛나기를 바라는 열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p142)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색다른 이야기 전개에 놀라고, 너무 아프고 잔혹한 현실이야기에 또 놀라고..그런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환상이든 뭐든 누군가가 구해줬음을 바라게 되는 희망이라도 가지게 되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네요.



  이 책은 아르테 출판사의 '작은책' 시리즈예요. '작은책' 시리즈에 걸맞게 손안에 들어오는 사이즈의 작은 책이지만 내용은 그렇게 가볍지 않은 이야기인 것 같아요.

가볍게 지니지만 무겁게 나누며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는 출판사의 이야기처럼 한번 읽고 넘어갈 책이 아니라 오래 두고 기억에 남을만한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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