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조선 시대의 범죄 수사를 위한 책 무원록(無寃錄, 원망이 없도록 하라)과 정약용의 흠흠신서(欽欽新書) 등을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그 시대에도 흉악범은 있었다는 것, 아니 적지 않았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어쩌면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

마지막 길을 떠날 때만큼은 모두 인간으로 존중받고 가야 할 것 같은데, 그 죽음마저 억울해야 한다니.

현대에도 여전히 악인은 존재한다. 이젠 사이버 세계까지 퍼져 무한 증식 중이다.

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에서도 많은 사례 나온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야 하니 힘이 빠지고 우울감이 밀려온다.

저자 권일용의 말을 빌리자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그런 악인들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선하다.

그리고, 이렇게 무너진 세상을 회복을 돕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책은

1강 범죄, 남의 일이 나의 일이 되는 순간

- 범죄가 일어나는 상황들, 범죄 지식에 대해 ​

2강 악의 마음을 읽으면 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

- 악인들의 마음 범죄심리를 파악하는 법에 대해

3강 현대 사회에 펼쳐지는 기묘한 악인전

- 오늘날 심각한 범죄의 형태들(약자에 대한 폭력, 가스라이팅, 사이코페스)

4강 빅데이터와 AI, 프로파일링의 미래

- AI를 이용한 수사와 범죄 상황을 피하는 방법

으로 구성되어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대중매체에서 워낙 자주 뵈었던 분의 책이라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읽다 보니 걱정은 기우였다.

책으로써의 소임을 충실히 해주고 있어 몇 번을 다시 되돌아봐도 새롭다.

좋은 영화는 여려 번 봐도 또 새로운 것이 보이는 것처럼.

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애써오신 사람의 깊이 있는 글은 진심이 전해져서 감동된다.

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제목처럼

이 책이 나온 이유는 좀 더 안전하고 따뜻한 세상이 되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책이 되길 응원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브레드 이발소 3

브레드이발소 시즌 3 : 2 유령의 집 ㅣ 브레드이발소 시즌 3 애니북 2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2년 5월

아이들은 만화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만화책을 사줄 때 죄책감을 느낀다. 적어도 우리 집은 그렇다.

만화 말고 줄글로 된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가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듯 하다.

하지만 그런 불안한 마음을 날려줄 수 있는 만화책이 바로 이 '브레드 이발소' 책이다.

브레드 이발소의 등장인물들이 무척 매력적이다.

다음 사진에서 보듯 브레드 이발소의 주인공은 4명(사람은 아니지만)이다.

브레드(베이커리타운 최고의 이발사),

초코(무뚝뚝한 성격의 브레드 이발소 캐셔),

윌크(브레드의 사고뭉치 조수),

소시지(사실은 누구보다 똑똑한 브레드와 윌크의 반려견)

4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시즌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번 '브레드 이발소 '시즌 3의 '유령의 집'은 유령과 빌런 같지 않은 빌런들이 나온다.

가난한 호빵 가족이 기생충처럼 브레드 이발소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있고,

새로 만난 친구와 신나게 놀고 왔는데,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이었다는 무시무시한 옛이야기도 있다.

특히,

'떡 삼총사'의 떡과 빵의 다툼은 브레드 이발소 이야기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백설기, 가래떡, 찹쌀떡은 떡 장사를 해오고 있었는데, 앞집에 빵 가게가 들어오면서 장사에 문제가 생겼다.

떡 삼총사는 브레드 이발사가 이발을 잘해주어서 빵 가게가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브레드 이발사에게 복수하러 찾아온다.

하지만 브레드는 떡 삼총사에게도 멋진 이발을 해주어 떡도 빵도 모두 장사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해결하느냐가 인생을 결정하는데,

이 책은 그런 갈등 상황에 대해

깊이 있으면서도 강요하지 않고 재미있게 보여주고만 있다.

그래서 이 '브레드 이발사'는 부모도 같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나의 집, 너의 집, 우리의 집

나의 집, 너의 집, 우리의 집 - 2016 볼로냐 라가치상 스페셜 멘션 수상작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5
루카 토르톨리니 지음,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이현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나의 집이 있고,

너의 집이 있고,

우리는 모두 집이 있다.

그러나, 책 『나의 집, 너의 집, 우리의 집』 에서 보듯

우리 모두는 다른 집에 살고 있다.

왜?

우린 모두는 다른 사람들이니까.

아무리 똑같은 아파트에 똑같은 구조에서 산다고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다 다른 집에 산다.

책 『나의 집, 너의 집, 우리의 집』의 열명의 아이들의 집도 모두 다르다.

다행히 아파트는 아니지만, 설사 아파트였다고 해도 모두 다 다른 집이 였을 것이다.

물건이 많은 자코모네 집,

사람이 많은 마테오네 집,

로레나네의 오랜된 집,

오두막 집, 양배추 냄새가 나는 집, 영화관 위의 집 등등.

아 조금은 평범한 바닷가 별장집도 있다.

그러다 다시 조금 다른 형태의 호텔 집.

더 자세히 말하면 부모님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사는 마르코의 집.

이 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집을 보다보니

사람의 사는 모습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결국 사람 사는 모습, 사람을 따뜻하게 바라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그리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을 만나보았다.

책의 형태는 그림책이라 그런지 일반 책과는 많이 차이가 있다. 일단 크기에서 압도된다.

시원시원한 판형에 종이도 색다르다. 정말 색이 다르다. 노란색에 고급진 종이 감촉이 참 좋다.

그림은 뭐 말할 나위 없이 신기하고 편안하며 보고 있으면 유명 회화 작품을 보는 듯하다.

사실 회화 작품에 글이 얹혀진 것이니 당연히 보는 즐거움이 동반된다.

간만에, 다른 나라의 그림으로 다른나라의 집들을 즐겁게 방문해 보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시선 과잉 사회

시선 과잉 사회 - 관계의 단절과 진실을 왜곡하는 초연결 시대의 역설
정인규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5월

I see you.

'나는 너를 본다.'

영화 '아바타'에서 나오는 나비족의 인사이다.

많은 사람이 감동하고 한동안 인사로 많이 썼었다.

사람들이 좋아했던 이유는

그 말이 나를 사람으로 관심을 두고 내면을 보고 싶다는 뜻으로

따뜻하게 전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몸이 10냥이면 눈이 9냥이라는 말이 있듯,

눈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이 있다.

그 중요한 눈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다르게 보고자 한 책이 나왔다.

책 『시선과잉사회』는 현대 사회에서의 눈, '시선'에 대해 철학자의 눈으로 말하고 있다.

간만에 명언 쏟아지는 책을 만났다.

한줄 한줄 읽으면서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예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사회 현상이 이제는 새롭게 보인다.

내가 본다고, 내가 자유롭게 본다고 생각했지만

시선 과잉 사회에서는 정해진 것을 볼 수밖에 없게 만들어, 생각까지 지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람의 데이터가 그 사람의 이차적인 특징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사람의 데이터를 보는 것이 곧 그 사람을 보는 것으로 간주된다. 데이터의 시대가 낳은 돌연변이 시선은 사람을 인정하기 보다는 인식한다.

책 『시선과잉사회』 47쪽

데이터가 나오면 사람들은 꼼작 못한다. 컴퓨터가 그렇다는데...

그런데 과연 컴퓨터는 오류가 없는 걸까?

컴퓨터는 사람이 뭔지나 알고 있는 걸까?

데이터를 넣으면 어떻게든 결과가 나온다. 그게 진실인 듯 결정해 버리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길 바란다.

유명인이 불특정 다수에게 사과하는 상황은...

이때의 사과는 사과하는 진심보다 사과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 대중은 유명인의 사과를 받고 싶은게 아니라, 그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책 『시선과잉사회』 58쪽

언젠가부터 많이 보는 사과하는 모습들.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과를 강요하고 사과 해야만 하고. 그래서 '나의 해방일지'가 사람들한테 위로를 준다.

유명 유튜버에게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프레임을, 페미니스트에게는 '감성적 폭도'프레임을 씌우기도 한다. 조명이 알아보기를 통제한다면 프레임은 뜯어보기를 통제한다.

책 『시선과잉사회』 180쪽

프레임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매번 판단하고 정해야 하는 에너지를 덜 써도 되기 때문이다. 그 대충대충 때문에 자세히 볼 수 없다.

사람들은 쓰고 싶은 언어, 듣고 싶은 언어를 선택해 보러 다닐 뿐이다.

책 『시선과잉사회』 186쪽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영화 '식스센스'가 생각난다. 브르스 윌리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우리랑 뭐가 다른지.

책은 두껍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한줄 한줄 읽고 생각하고 되돌아보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천천히 읽어보고 읽어보길,

저자의 말처럼 '머물러'서 스스로 배우길 바란다.

심심할 지언정 지루하지 않길 바라며 나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호미

호미 (출간 15주년 기념 백일홍 에디션)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나는 박완서의 작품에 대해 잘 모른다. 무식하게도.

하지만 박완서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다.

온 국민이 사랑한 작가.

텔레비전 드라마에는 김혜자 선생님이 계신다면, 우리 한국 현대문학에는 박완서 선생님이 계신다.

국민 문학 어머니.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구멍 뚫린 양말을 신고 바닥을 무릎으로 매일 닦으시는 그런 엄마.

책 '호미'는 그렇게 어머니 같다.

표지도 글도 그렇다. 글씨는 더 그렇다.

검은색 글씨가 아닌 짙은 쑥색으로 인쇄된 책은 거의 처음본다.

분홍빛 표지와 풀빛 글씨의 조화는 참 사랑스럽다.

책 『호미』는 백일홍 에디션으로 출간되어 2007년 이후 3판으로 다시 찾아왔다.

2011년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맏딸 호원숙 작가가 어머니를 그리며 그림과 함께 2014년에 출간했고 이번에는 다시 글만 넣어서 초판의 느낌을 살려 출간했다.

사람들은 노래를 들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멋진 곳을 가면서 힐링한다하지만,

글을 읽으면서도 힐링을 할 수 있다.

간결하면서 맑은 글을 읽다 보면 그냥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 선생님이 그러셨구나. 그때 그런 마음이셨구나.

목련나무한테 미안해 하셨구나, 별별 대단한 도구가 아니어도 묵묵히 내 손안에서 도움을 주는 호미를 사랑하셨구나, 글을 알려주려고 손녀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만들어주셨구나 등등.

보고 있으면 모습들이 그려지고

그 안에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왠지 내 얘기도 잘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더욱더 선생님이 그립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