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는 철학자 - 운전이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매슈 크로퍼드 지음, 성원 옮김 / 시공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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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운전하는 철학자』의 영어 원제목은 『WHY WE DRIVE』, 부제는 '운전이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이다.

한글 제목은 이 책의 저자를 잘 나타내고 있고,

영어 제목은 이 책의 주제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매슈 크로퍼드는 정치철학 박사이고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고등문화학술원의 선임연구원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명함은 모터사이클 수리점 사장님이시다. 그래서 『운전하는 철학자』라는 제목은 저자를 주목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운전하는 철학자의 글은 '우리는 왜 운전하는가(WHY WE DRIVE)?'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운전은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하고, 다가오는 자율 주행은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지 못하게 하는지.

저자의 말을 빌려 알아보자.

저자는 같은 책 16~17쪽에서 운전은 '철학적 인류학'이라고 부르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운전은 풍성하고 다채로운 실천이고 운전을 충실하게 고찰하면 인간다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운전은 기술과 자유와 개인의 책임성이 하나의 영역으로 이루어지는 중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는 이런 협력 시스템을 반대한다. 자율주행을 요구하는 정치적 논리와 보험회사의 이윤 추구는 결국 인간을 식민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책의 마지막장 4장에서는 구글의 거리 뷰와 자율 주행차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영화 『윌-E』(15쪽) 에서 우주선의 탑승자들이 나온 장면을 기억해보자.

현대인에 비해 이상하게 비대해진 미래의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자율주행물체를 타고 바둑판처럼 그려진 선을 따라 움직인다. 그 장면을 보면서 다들 와~ 자율 주행이라 편하겠다~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뒤뚱뒤뚱 거리며 걷는법을 잊어버린 듯한 아둔해 보이는 사람들, 운전대로부터 손이 자유로워졌지만 대신 들고 있는 콜라와 햄버거, 멍하게 스크린을 응시하는 모습, 바로 옆에 있으면서 통화하는 모습들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또 책에서는 자동차와 관련된 영화도 예로 많이 들고 있는데(408쪽) 『허드슨 강의 기적』에서 설리 기장이 직접 운전하여 비행기를 허드슨강에 안전하게 비상 착륙시킨 장면을 들었다. 어떤 항법장치로도 불가능한 비상 상황. 결국 사람만이 직접 운전하여 살릴 수 있었다.

이처럼 책에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운전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주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상황들에 대해 속수무책 당하지 않길 바라는 철학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시간을 갖고 찬찬히 읽어보길 바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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