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왕 - 제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18
조은이 지음, 유준재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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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여행

경표는 어느 날 자기와 똑같은 모습의 ‘달온’이라는 아이를 만나고, 달온을 따라 꿈 너머의 세계로 걸어 들어간다. 그 곳은 거울왕이 지배하는 ‘달섬’이라는 공간이다. 그 곳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달온이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표는 그 곳에서 마치 달온인 것처럼 지내게 된다. 처음 왔는데도 어쩐지 이 곳에 온 적이 있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 어리둥절한 사건들과 언덕 꼭대기에 번쩍거리는 거울의 집. 꿈이라기에는 너무나 생생하고, 현실이라고도 믿을 수 없는 곳 달섬에서 마침내 경표는 오랫동안 외면해 왔던 자신의 솔직한 감정들과 마주하게 된다.

달섬은 경표 내면에서 자기와의 싸움이 일어나는 무대 같은 곳이다. 그리고 달온에게는 쌍둥이와 같은 내면의 조력자 ‘해온’이 있다. 작가가 선택한 몽유병이라는 장치는 가상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잇는 지점에 개연성을 부여할 뿐 아니라, 두 세계를 속도감있게 드나들 수 있는 적절한 설정으로 기능한다. 몽유를 통한 내면 여행에 독자가 더욱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억눌린 무의식이 드러나는 유일한 통로가 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환상계로 우연히, 혹은 외부의 다른 힘에 이끌려 들어간 게 아니라 스스로 ‘걸어’ 그 곳에 간 경표는 자기 손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다. 거울왕과 달온으로 분열되어 고통받던 자아를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두꺼운 가면을 제 손으로 벗겨 낸다. 몽유와 달섬에서의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당장은 깨닫지 못하지만 경표는 달라진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천천히 달라지게 한다.

이야기는 “시간이 해결해 주는 법. 슬픈 일은 그저 잊어라.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라.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라”는 전 사회적인 강요에 저항하며, 슬픔도 기쁨도 모두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존재에게는 모두 자리가 필요하다. 자리를 빼앗긴 외면당한 슬픔은 사라진 게 아니라 다만 어딘가에 무겁게 가라앉아 있을 뿐이다.

이처럼 낡은 문법을 깨고 좀더 새롭고 솔직한 해결을 제시한 『소년왕』은 많은 응모작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면서 제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평범한 듯한 이야기 속에 강력한 힘을 숨긴 이번 작품이 작가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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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표가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들.

그것도 잠결에 일어나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몽유병에 걸리면서 꿈과 현실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들이 헷갈리기도 했다.

 

중요한 건, 몽유병이 문제가 아니라 경표가 이혼이야기가 오가는 부모님을 바라보는 두려움과 힘듦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것과 이런 힘든 상황을 모르시는 선생님, 친구들 관계에서 갈등하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많은 문제들과 직면하게 될때,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데 내 마음도 아프다.

 

가끔 현실과 소설을 착각하며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하는 내가 이상하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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