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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맛
다리아 라벨 지음, 정해영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 본 리뷰는 1morepage_mgz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끝맛 <다리아 라벨>
작가는 현실과 상상이 만나는 독특한 맛을 소재로 하는 이 소설을 열다섯 살에 시작해서 20년 만에 해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소설에는 죽음, 애도, 영혼의 만남, 치유, 로맨스까지 다양한
인생의 맛이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맛을 느끼는 능력은 투미력이고, 그때 느껴진 맛이 '끝맛'
이다.
이 소설에서 끝맛이라는 단어는 음식을 삼킨 후에도 입안에 남아있는 맛의 자취나
흔적이라고 이해하지 않기를 바라는 번역가의 당부도 있다.
이 이야기는 죽음과 애도를 포함한 무거운 주제를 담겼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그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과 희망을 탐구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우리네 인생에 오만가지의 맛이 있듯이 이 소설에서도 여러 가지 입맛을 이야기한다.
깜짝 놀랄 만큼의 뜨거움과 쓴맛 그리고 몸서리쳐질 만큼의 신맛, 달콤한 맛 속에 숨어있는 잔혹함까지도 이 소설 속에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주인공은 10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어릴 때 아버지가 만들어 주었던 음식을 먹을 때마다, 마치 아버지가 여전히 주방에 있는 것처럼 느낀다.
그러면서 유령의 마지막 음식 맛을 느끼게 되고 레스토랑을 차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오랜 슬픔과 그리움에 지친 사람들에게 유령을 불러와서 마지막 식사를 하며 고인을 잘 떠나보내게 해주는 가운데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연과 사람들의 만남으로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을 찾아가게 된다.
주인공은 사람들과 잘 이별하는 것을 돕고 슬픔과 끝맺음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다는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엄마 혹은 아버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주었던 음식을 오래
기억하고 그리워하게 된다. 그 맛이 그리워 만들어 먹어 보기도 하지만 그 맛을 재현해 내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 음식 속에는 그들만의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당사자가 아니면 누구도 그 사랑을 담은 음식을 표현할 수 없는 것일 거다.
책 속의 한 구절을 소개하자면
'
레시피를 남기는 것은, 자신이 이 세상을 뜨더라도 기억되고 음미 되고 사랑받는 방식이자, 영원히 사는 법이었다.'
그래서 엄마들이 딸들을 위해 엄마들이 요리책을 만들어 두기도 하나보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음식은 우리의 삶이고 사랑이며
산 사람들이 견뎌내는 방식이고 그들을 계속 살아가게 하는 방식이었다고.
음식에는 그들의 인생 전체가 압축되어있다고.
그래서 그 음식들은 추억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끝없는 사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음식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양념들이 맛을 좌우하듯이
함께 했던 장소, 사람, 그 들과 함께했던 그 순간의 맛들을
그 모든 것이 결국은 우리의 삶의 맛들이 아닐까.
모든 인생을 닮은 체리의 신맛은 설탕이 아니라 소금으로 잡는다고 한다.
잠시 잠깐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크나큰 교훈을 얻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