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에밀리 오스틴 지음, 나연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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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에밀리 오스틴>  

주인공 길다는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토끼의 죽음을 목격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늘 죽음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며 죽을 것만
같은 공황장애로 병원의 단골 손님이 되기도 하고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다가
레즈비언이고 무신론자이면서 성당에 사무원으로 취직하게 된다.
그런 성당에서 일련의 사망사건에 의문을 품다가 살인자로 몰리기도 하지만 다행히 길다는 누명을 벗게 된다.
그녀의 엉뚱한 상상들이 때론 터무니없게도 여겨지지만, 유한한 인생에서 죽음을 
논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음을 안다.
죽음, 종교, 정체성의 혼란, 이런 주제들이 다루어지는 소설이지만 그 어느 하나
우리의 삶하고는 떼어낼 수 없으니, 끝까지 소설에 몰입하게 만든다.
길다는 길다. 주변의 모든 사람을 걱정하고 아낀다.
길다 자신의 인생은 지극히 사소하다고 생각하지만, 자기 동생 그리고 나이든
할머니들 기르던 토끼나 동네 고양이들까지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사소하게 그냥 넘겨 버리지 못한다.
그 모든 사람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들인지 매 순간 느끼고 깨닫는다.
남동생 일라이도, 동성 연인 엘리노어도,그리고 소중한 부모님과 성당에서 만난
제프 신부님과 바니도, 그레이스와 로즈메리의 우정에도 모두 마음을 다해 그들을
지키고 싶어 했던 길다이다.
한 치 앞도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유한한 인생에서 한 가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음에 이르리라는 것,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를 보듬고
어루만지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을 꿋꿋이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길다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읽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내 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결국은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자책과 원망은 금물이다.
슬픔은 조금 줄이고 웃음을 찾는 일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유한한
인생의 하루하루를 살아내길 바라는 이 소설의 엉뚱 발랄함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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