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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한서형 향기시집
윤동주 외 지음 / 존경과행복 / 2025년 9월
평점 :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는 윤동주 시인의 시 120편과 산문 4편이 수록된 특별한 시집이다. 이 시집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바로 ‘향기’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유향을 중심으로 시트러스향과 편백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데, 이 향기는 청년 윤동주의 순결한 신념과 고뇌가 담긴 시구와 만나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널리 알려진 명작들,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등에서는 암울했던 시대 속에서 지식인이 느꼈던 삶에 대한 고뇌와 조국 독립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서시>의 마지막 구절처럼, 그의 시는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염원했던 고독한 자기 성찰의 기록이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저항시를 쓴 독립운동가로서의 윤동주 시인을 떠올리며 무겁고 비장한 이미지만을 갖기 쉽다. 하지만 이 시집은 <호주머니>, <만돌이>, <거짓부리>와 같은 초기작들을 통해 시인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소년미 또한 발견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만돌이>의 한 구절은 당시의 평범한 소년이었던 윤동주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그 이튿날 만돌이는
꼼짝 못하고 선생님한테
흰 종이를 바쳤을까요.
그렇잖으면 정말
육십 점을 맞았을까요.
- <만돌이> 중에서 82쪽
너무 짧게 살다 간 윤동주 시인. 더 많은 그의 시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깊은 안타까움을 남긴다. 올해는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직접적인 무장투쟁 대신, 끝까지 한글로 시를 쓰며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숭고한 정신을 굽히지 않았던 시인의 문학적 저항 정신을 이 시집을 통해 다시 한번 깊이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