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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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면서,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에세이. 그림 속에서 툭 던지는 위로가 그저 반가웠다. 내 속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작가의 독특한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이전 작들도 찾아 보았는데, 지극히 내 취향이다. 지금 알았다는 게 아쉬울 정도.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현재와 미래에 관한 생각.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주를 이룬다. 가족에 관한 애틋함도.


시기적으로 연초이고, 최근 읽었던 책들의 영향인지 앞으로 나아가는 내용에 대한 여러 작가의 말들이 와 닿았다.


겁먹지 말고
슥슥, 해보자
맘편히 슥슥슥
언제든 다음 장으로 넘기면 되니까~(52p.)


가끔은 아주 아무 생각 없이 해야 할 때가 있는 것 같아. 의미 찾으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해보는 거야. 거창하고 대단한 의미 없어도 돼. 괜찮아. (68p.)


다들 나아갈 때
나만 멈춰있다는 걸 발견했을 때
느껴지는 불안함. 근데 그걸 벗어나려면
어쨌든 나도 힘을 내서 나아가야겠지.

못하겠다면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만들어, (69p.)


사람관계에서 과거 많이 힘들어 했었던 나는 이 문장이 특히 와 닿았다.


내가 화내는 법을 몰라서 화를 내야 할 때 비꼬기만 하더라. 그래서 준 상처가 많아. 미안해 (61p.)


화를 내며 산적이 없어서 라는 감정을 까먹었는지, 정직하게 내 감정을 표현할 줄 몰랐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작가의 말처럼 내 감정을 애둘러 표현한다는 것이 비꼬아서 툭 내뱉어버린 적이 많았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정직하게 부정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한다. 감정을 인정하는 자체만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임을 이제는 안다.


내가 그 기분을 알거든.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하루 종일 찝찝해질 수 있다는 걸. 맞아 그 사람도 그럴 의도는 없었을 거야. 한 순간의 실수였을 수도, 아니면 아예 인지를 못했을 수도. 근데 나한테는 남아있거든 그 대사가. 그래서 난 대화할 때 긴장이 돼. 나도 혹시 그런 말 실수를 할 까봐. (67p.)


태어날 때부터 비교 하고, 비교 당하는 사회에서 살다 보니, 진정으로 무언가 나눌 수 없게 되어버린 관계들도 내 의지와 없이 종종 생겨난다. 진심은 각자 뒤로 한 채. 이 내용을 보면서 슬프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한 것은 아마 어렴풋이 몇몇 친구의 얼굴이 생각 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슬프지만 인정해야 하는 현실. 그래서 나이 드니 이것 저것 재지 않고 만나는 친구가 편해지는지도. 책 속에도 나오지만 관계로 머리 쓰게 하는 사람을 멀리하라고 나온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이리 저리 머리 쓰는 관계 너무 불편하다.) 작가의 말에 완전 동의! 공감이다! (나는 재지 않고 만났는데 상대방이 머리 쓰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만나기 불편해진다. 나아가서는 만나기 싫어 질수도.)


너도 내가 왜 나의 힘든 일들을 너에게 말하지 않는지 알잖아
너가 나보다 더 행복하고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이길 원하는 너의 평상시 말투만으로도 난 알 것 같거든.
지금 너에게 전하는 내 힘든 일들이 나중엔 너의 자존감을 높히기 위해 사용될 거라는걸.
그래서 우린 친해도 친한 사이가 아닌 거야. (76-79p.)


관계로 머리 쓰게 만드는 사람을 멀리해 (141p.)


작가의 글들을 보면서 너무 격한 공감과 위로를 받으면서 금세 시간이 지나가버렸다. 옛 생각도 나고, 사람으로 힘들었던 시기들도 떠올랐지만 단단해진 지금의 내 모습에 급 뿌듯해하면서.ㅋ 


 

그래서 저는, 지금 할 수 있는 걸 그냥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해야 하는 일들을 그냥 하나씩 해나가기로 말이죠. 그렇게 회피해왔던 저의 현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지금의 나를 살펴보니 오히려 요동치던 마음이 잔잔해졌어요.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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