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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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기 고용 계약서. 갑과 을은 아래의 고용 조건을 성실히 이행 할 것을 약정하고 근로 계약을 체결한다. 1조 근로장소. 을은 지역과 장소를 불문하고 갑이 원하는 곳에서 근로해야 하며, 해외 여행의 결격의 사유가 2. 계약기간. 계약일로부터 100. 다만 갑이 계약 종료 이전 사망할 경우 계약은 종료되며 계약금은 반환하지 않는다. 3. 임금. 계약과 동시에 계약금 3억원을 지불하며 10일기준으로 300만원씩 추가 지급 4. 근로 범위. 갑의 남자 친구 역할로서 연인 관계에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함께한다. ‘, 갑이 허락하지 않은 스킨십을 할 경우 계약 위반으로 처리.. , ‘을이 갑에게 마음을 뺏기는 경우 계약은 해지되고, 계약금은 100% 반환한다.’ (20-23p.발췌)


운명적인 만남, 여주인공의 비극적인 운명,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서 일어난 감정의 소용돌이. 진부한 소재는 다 있어서 소설의 결말도 추측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보게 되는 마법 같은 소설. 기적을 믿고 싶어지는 소설이랄까? (그것이 사랑에 대한 기적인지 아니면 생에 대한 기적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과연 독자의 기대에 여주인공은 기적을 보여주게 될지? (그나저나 저 계약서 실행 가능한 게 맞나? 고용노동법에 위배되는 거 아닌가?)


남자친구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게 된 남자주인공 전세계’,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버킷리스트를 모두 하고 이 생을 멋지게 마감하고 싶다는 여자주인공 은제이

.

공고를 보고 면접자와 고용인으로 만난 둘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면접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나온 남주인공의 모습에서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고집스러운 여주인공과 자유분방한 남주인공의 케미가 예상되었는데, 예상대로 소설을 읽는 내내 둘의 대사 속에서 아웅다웅 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역시 싸우면서 정드는 거 군!


소설 첫 부분에서는 생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여주인공이 자신의 몸에 행해질 수술 진행이 궁금해 영상을 전세계와 함께 보는 장면이 묘사된다. 흡사 내가 평소에 말하는 치과치료를 할 때 얼굴에 덮개를 씌워놓고 입에 어떤 기구가 들어오는지 모르는 공포를 겪는 것 보다는 차라리 내 눈으로 뭐든 확인하고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더 낫다라는 말을 이해해줄 사람이 여자 주인공 은제이같아서 그녀가 수술영상을 보는 것이 이해가 갔다. 함께 보는 전세계는 이해 못하는 것 같지만. (정확한 병명은 나오지 않지만 심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그려진다.) 참고로 여자주인공은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실행력 하나는 끝내주는 캐릭터다.


내 앞에 죽음이 가까이 온다면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라는 질문에 나는 확실히 답을 못할 것 같지만 주인공 은제이그녀는 매우 체계적으로 준비해놓은 것 같다. 내가 볼 때 그녀 본인을 위한 것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행하는 버킷리스트들을 보면 왜 그런 의문이 드는지 이해가 될지도.)

어떤 이야기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는 건 너무 비극적이고 슬픈 일이다.


갑과 을의 관계로 조금은 불공정한(?) 계약을 한 그와 그녀. 계약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00일이다그녀가 버킷리스트를 이유 삼아 함께 웃고 울고 추억을 만들어 가는 시간에 점점 계약종료 시점도 가까워진다.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뻔한 스토리지만 결코 시시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


우리의 예쁜 추억이 그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을까 두렵다. 죽어가는 여자의 일기장에 사랑에 관한 이야기만 가득하다면 웃을 수도 있겠지. 나는 죽기 전 그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할 수 있을까. (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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