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하우스 문지아이들 143
유은실 지음, 서영아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때 내가 살던 집은 가을마다 짚으로 지붕을 해서 얹어야 하는 초가집이었다.

방안에 누워 천정을 보면 쥐 오줌으로 얼룩이 가득했고 밤이 되면 쥐 들이 돌아다니는 소리가 났다. 그러면 할머니는 주무시다 말고 일어나서 작은 막대기를 들고 천정을 툭툭 쳤다.

"이노무 쥐새끼들을 그냥!"

하지만 그 뿐 더는 어쩌지 않았다. 어쩌지 못한 것인지 그냥 둔 것인지 모르겠다.

가끔 벽을 건들면 흙이 부서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벽에서 나는 흙냄새가 좋았고, 비 오는 날이면 지푸라기를 타고 흘러내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한참 빗방울 구경을 하다보면 할머니는 감자를 삶아주셨다.

 

그 집을 떠난 것은 당시 그 집의 소유주였던 친척이 집을 팔면서이다.

우리에겐 아무런 상의도 없이 집을 팔아버려 우린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다행히 아주 싼 값에 땅을 내어준 동네분이 계셔서 그 땅에 빚으로 집을 지을 수 있었다.

 

[드림 하우스]를 보며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보름이네 가족에게 새집이 생겼을 때 기쁘기도 했지만, 대문옥상에 못올라가게 된 보름이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시청률을 위해 방송에는 조미료가 가미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슬픔을 이용해 장사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진주 씨처럼 방송에 소개된 한 가족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 모든 사람 들이 안정된 주거 환경에서 살게 되길 바란다.

 

좋은 이야기를 써 준 유은실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금도 어린 시절 살던 초가집이 떠오른다.

지푸라기를 타고 흘러내려 바닥에 "똑"하고 떨어지던 빗방울이 생각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