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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별을 10개를 준들 아까울까..
애국심을 배제하더라도, 소설로서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학창시절에 <황태자비 납치사건>도 정말 몰두해서 읽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의 여파랄까, 그것도 굉장히 컸었고.
어느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지만 난 그 책이 소설인줄도 몰랐었다.
너무나 사실 같아서
사실보다 더 사실 같아서
이 책도 마찬가지다.
진짜 뭐가 진실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나한테 왜 이래요...ㅠㅠㅠㅠㅋㅋㅋ
진실이 너무 궁금해지잖아요
1. 책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정말 읽지 않고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만든다.
웬만하면 대중교통에서는 요새 책을 잘 안 읽는데
지하철 기다리면서, 버스 기다리면서도 주구장창 읽었다.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날 이렇게 애태우다니..!!!!!!!!!!!!!!!!!!
2. 내용이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사마천의 이야기, 살인 사건, 석정의 이야기, 무기 거래 이야기가 조각조각 나온다.
정말 처음에는 어떻게 연결고리를 찾아야 할지를 모를 정도이다.
웬만하면 스토리 짐작이 될텐데 그 조차도 안된다..ㅠㅠㅠ
결국에는 사마천과 공자는 역사를 왜곡한 사람이며, 석정은 그것을 이어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무기 거래를 하는 것으로 국가보다 자기의 이익을 중시하던 주인공이
왜곡되어 있는 역사를 알고 바로 잡기 위한 마음을 다지는 그런 내용이다.
정~~말 유기성이 없어보이고, 산만해보일 수 있지만
너무 잘 짜여진 소설이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무기 거래'라는 것이 약간 튄다는 것인데..
아마도 '전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싶다.
'무기 거래'를 통해서 대립하고 있는 남과 북을 보여줌으로써
물리적인 전쟁 그리고 한민족 내에서의 전쟁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전쟁은 남한과 북한이 힘을 합쳐서 해야하는 전쟁이며
물리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글자를 토대로 한) 전쟁이다.
그 두가지를 대비시켜 보여주고자 한 듯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되어 있는 편은 아니어서 약간은 겉도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3. 소설인지, 진실인지
진짜..황태자비 납치사건부터 시작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것이 허구인지를 도통 모르겠다
그 정도로 많은 정보가 납득될 만하게 제시되어 있다.
그래서 진실이 뭐냐고요..ㅠㅠ
한자가 진짜 우리나라 언어냐고요..ㅠㅠㅠㅠㅠㅠ
중국 나쁜 넘들이!! 공자랑 사마천 그 나쁜 넘들이 우리 문자 빼앗아 간거냐고요..ㅠㅠㅠ
4. 내용이 쉽다......
정말 이건 아무리 생가해도 너무 의외이다.
'한자'를 이야기의 주요 소재로 삼고 있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굉장히 무겁다.
그런데도 내용은 정말 술술 읽힌다.
문장도 정말정말 이해하기 쉽다.
엄청난 문장가라는 소감밖에는 말이 안나온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고 무거운 내용을, 이렇게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다니
존경스럽다..ㅠㅠㅠㅠㅠ
5.
"미위팅 주임 얘기대로 전준우의 피살이 그 공자숭모회와 연관이 있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범인을 잡아낸다 하더라도 의미가 없어요."
"왜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요? 범인을 잡고 범죄를 척결하는 게 왜 의미가 없다는 거요?"
"나라와 나라 간, 민족과 민족 간의 다툼은 범죄가 아니라 전쟁이니까."
"전쟁이라니?"
"이것은 전쟁이에요. 과거 문명이 생기고 글자가 만들어지던 때로부터 시작된 전쟁. 피해 회복은 범인을 잡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오류를 바로 잡는 데 있어요. 한둘의 범인이 아닌 수천만, 수억의 의식을 바꾸는 데 잇단 말이에요. 그게 나의 전쟁이에요."
6. 결말이 참 위트 있다.
마치 나라를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행동할 것처럼 하던 주인공이
방금까지 자신이 쓸모 없다고 이야기했던 무기 거래가 승인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 더욱 개연성이 있어보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왠지 이 주인공은 진실을 밝히는 일을 계속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속물같은 캐릭터로 묘사해놨지만
중간중간 고뇌나 인간적인 모습이 담겨 있어서 그렇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7. 이 책을 읽고 이야기하던 중에
한글을 자신의 나라 언어라고 우기는 민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고서 나의 반응은..
'한글을 자기 나라 언어라고 우긴다는 말을 들으니까 이렇게 순간적으로 화가나는데
중국인들이 이 책을 보면 정말 화가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이 무엇이든 간에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애국심을.. 그리고 어찌보면 정말 '숨겨진 역사'를 느끼고 알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참 만족한다.
이걸 떠나서 문학적으로도 정말 훌륭한 작품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