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의 역사
조르쥬 비가렐로 지음, 이상해 옮김 / 당대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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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페미니즘 사고를 배제한 객관으로서의 강간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물론 포르노그래피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김없이 초반을 넘기니 페미니즘 관점으로 흘러간다. 인권이란 현대의 유일신인가. 인권론을 배제한 강간의 매커니즘과 역사만을 객관적으로 기술해도 보는 이가 온전한 인간이라면 인권적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굳이 인권을 전면에 내세워 알맹이가 빠진 책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여성 입장에서 전제적 공포로서의 강간, 물리적 우열과 강간의 인과... 등 탐구할만한 여지가 많은데... 뻔한 사회심리적 분석에만 그치고 있다. 강간 사건 보도에서 전문가가 나와 주절이는 내용에서 나아감이 없다. 여러모로 아쉬운 책이긴 하지만 단숨에 읽었다. 아마도 강간에 대한 인간 본연의 흥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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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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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혀 다른 등장으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대 최고의 글쟁이가 되어가고 있는 김훈의 신간. 나는 김훈의 개라는 제목의 신간이 나왔을 때, 일종의 기시감을 느꼈다. 김훈으로 하여금 쓰여질 작품이 쓰여져 세상이 나왔구나하는 느낌. 자신을 끝없는 나락으로 무너트리길 주저하지 않는 위악, 날것과 풋것의 언어, 그 사이에 추상같이 서려있는 지조와 절개. 개는 김훈 자신인 것이다. 책장을 몇장 넘긴 뒤, 잠시나마 나는 의심을 했다. 그의 필력이 단편 화장을 정점으로 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시나 그만의 뻔뻔함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아류를 자처한 소설이 아닌가하는 의심. 그러나 책장이 넘어갈수록 나의 의심이 부끄러움이 되어갔다. 그의 언어는 더욱 예리하게 날을 세우면서도 또한 아름답게 다듬어져 있었다. 하찮음과 조롱, 멸시의 대명사인 개가 우리를 관념을 뛰어넘은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 개가 바라보는 인간 세상은 우리가 흔히 말하듯 개같은 세상이 아니다. 인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찬연한 아름다움을 개는 단순함과 무지를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시각과 관점의 독특함, 완성에 가까워진 김훈체, 빼어난 우화적 상징성, 모호함과 예리함의 시적인 교차.... 우려-기대-만족-감동-눈물로 이어지는 재미와 감동의 점증적 확장 정말 오랜만에 책을 놓을 수 없는, 페이지를 넘기는 동작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흡인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단편 화장과 작가의 최고작을 경합하기에 충분하다. ps. 보리의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결투씬이 인상적이다. 이번에도 마초논란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내용 뿐 아니라 디자인에 있어서도 아름다운 책이다. 삽화를 비롯한 전체적인 디자인과 구성이 너무도 아름답다. yes24의 본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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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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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하기 위해선 고도의 성찰이 필요한건가. 작금에 와선 전혀 그렇지 않다. 최소한의 직관과 객관성만 가지고 있으면 당연한 인식이다. 나는 이 책의 효용이 의심된다. 과연 무엇을 위한 책인가. 비신도의 지적우월감을 충족시키는 것 외엔 효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종교인은 읽으리가 만무하고 읽더라도 신앙이라는 건 시작 부터 합리성이 배제된 행위인 것이다. 물이 포도주가 될 수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신의 존재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인류 모든 종교는 절대적으로 허구이다. 그것은 그 자체로 완성된 말이다. 부연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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