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 톡톡 튀는 경제학자 한순구 교수의 발칙한 상상
한순구 지음 / K-Books(경문사,케이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창의”라는 단어가 요즈음 하도 주변에서 많이 들려오던 차에 참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의 책이다. 물론 책 내용의 전반이 창의적인 사람에 대한 고찰은 아니다. 저자가 물음표를 던진 31개(아직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의문까지 합한다면 36개)의 발칙한 상상과 그에 대한 과학적인 혹은 수긍할만한 혹은 흥미로운 답변을 모아놓은 이야기들 이다.

이 책에 나온 명제들은 참으로 흥미롭다. 이를테면 세상의 반이 남자고 반이 여자라든지, 왜 결혼을 하는지, 전기는 왜 아껴 써야 하는지, 친구는 왜 필요한지 등 평소 살아가며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또는 한번 쯤 이유가 궁금했던 한국의 인터넷이 왜 발달했는지, 병사는 왜 99일 되는 날 떠났는지(씨네마천국을 보며 정말 궁금했었다) 그리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명제들까지 참으로 다양한 저자의 호기심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 명제들에 대해 저자가 나름 조사하거나 확신하거나 생각하는 이유들은 더더욱 유쾌하다. 약속을 왜 지켜야할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약속을 꼭 지킬 필요는 없지만,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과의 약속은 손해를 보면서라도 지켜주는 것이 좋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제시한 명제들에 대한 정답을 밝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명제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름 과학적이기도 하지만,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있을 만큼 어려운 추론과정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이 책을 썼을까?

서두에 말한 것처럼 요즈음 ‘창의’가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그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한 모습을 직접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나름의 근거를 찾아보고 문답을 해보는 것. 그저 단순히 남들이 다 그렇다고 하니까,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으니까, 나보다 똑똑해 보이는 사람이 말하니까하는 이유들이 아니라 스스로 끄덕일 수 있는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갖는 것. 그것이야 말로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첫 걸음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사실 그간의 교육정책은 그러한 문답을 수용하지 못해왔다.

수없이 질문을 퍼부어대는 어린이의 모습은 때로 당황스럽게 한다. 내가 모르거나 생각지 못한 질문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호기심을 함부로 짓밟지 말아야 한다.-이를테면 ‘그건 그냥 당연한거야’라거나 ‘쓸데없는 거 물어보지 말고’-건강한 호기심과 끊임없는 자발적인 학습과 고민의 과정이야말로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발판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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