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미저리 -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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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스티븐 킹 작품을 하나도 안 읽어본 듯해서 잡은 책. 지난달 12일부터 읽었으니 대충 3주 정도 걸린 듯하다. 중간에 우여곡절이 있어서 읽는 속도가 안 난 것도 있고 읽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탓도 있고.

인상 깊었던 세 가지.
1. 미저리는 등장인물 이름이 아니다.
2. 애니는 폴의 팬이라서 다리를 자른 게 아니었다.
3. 작법 팁이 많다.

미저리를 읽게 된 이유는 예전부터 자주 농담에서 등장했던 탓인데 그때 들은 것들과 전혀 다른 게 전반적으로 강렬했다.
이 소설 주요 등장인물은 둘. 소설가 폴 쉘던과 그 팬이자 범죄자인 애니 윌크스다. 그리고 미저리는 폴 쉘던이 쓰는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이다. 난 다들 미저리가 이렇다 저렇다 해서 미저리가 범인 이름인 줄 알았어.
분명 읽기 전 이미지는 열혈 팬인 애니가 폴을 납치감금해서 글 쓰라고 다리까지 부러뜨려먹는 얘기였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상습 범죄자 애니가 우연히 발견한 폴을 납치감금해서 길들이는 도중에 후속작도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리는 이야기였다.
와중에 폴이 애니의 강요로 미저리 후속작을 쓰면서 찔끔찔끔 흘리는 글쓰기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굉장히 인상 깊고 재밌었다. 예상 외로 이 소설을 읽는 걸 그만두지 못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음. 신체 고문을 못 보는 내 입장에선 너무 끔찍하고 무서운 소설이었는데 이걸 결국 다 읽었어ㅜ

감상적이고 여성혐오적인 시각을 가진 주인공 폴과 완전히 미친 범죄자지만 묘하게 원칙주의자인 애니의 조합이 재밌었다. 읽으면서 둘 다 미쳐돌아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동시에 애니의 범죄 행각을 제외한다면 둘 중 누구의 편도 들 수가 없겠다 싶었다. 폴 쉘던은 시대상을 감안하더라도 친근하게 지내고 싶은 인물은 아니고, 애니는 범죄를 잊더라도 멀쩡한 사람은 아니다. 두 인물이 다 지극히 인간적이어서 단 둘로만 이루어진 장편 소설을 지루한 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너무 이입해서 읽는 바람에 아찔해지긴 했지만.
이 한 권 읽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으므로 스티븐 킹 소설은 잠시 휴식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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