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 왜곡과 날조로 뒤엉킨 사이비역사학의 욕망을 파헤치다
젊은역사학자모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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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 고대사'에 관한 책을 읽었다.


1. 저자소개

젊은 역사학자 모임은 한국 고대사를 전공한 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2015년 결성한 모임이다. 


2. 책의 주제

단체설립 목적과 마찬가지로 책의 주제도 매우 명확하다. '사이비역사학에 대한 비판'이다. 사이비역사학에서 주장하는 바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근거를 대며 반박한다.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고, 과거의 주류 역사관이 가졌던 한계와, 앞으로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같이 다룬다.


3.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은 부분

개인적으로 백제의 칠지도와 요서진출, 그리고 신라의 삼국통일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1) 칠지도와 백제의 요서진출 내용에 관하여

칠지도를 헌상품 vs 하사품으로 보기보다 당시의 주변 상황을 고려해서 살펴보면 외교적 선물이라고 보는 관점이 여러모로 타당한 것 같고, 요서 진출은 긍정설과 부정설 두 가지 주장에 대한 근거를 모두 다 본다. (저자는 한인 유이민 집단의 이동 현상과 연결해서 요서를 중국의 요서로 보는데에 있어 부정적인인듯하지만 다른 주장도 객관적으로 같이 다뤄서 매우 좋았다.)


2) 통일 신라를 바라보는 관점. 

통일 신라에 대해서는 나도 그랬지만, 보통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 같다. 읽고 난 지금은 새삼 가장 약골이었으면서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저력이 다시금 대단해 보인다. 


삼국시대 이들의 복잡 미묘한 관계에 한 민족이라는 하나의 터울을 씌우는 건 결과론적인 해석이다. 우리 후손이 어차피 북한이나 남한이나 조선족이나 다 같은 언어를 쓰는데, 하나가 다 밀어붙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생각해보니 금방 이해가 됐다. =_=;

후대의 산물,인식을 그것이 실재하지 않았던 시기에 실재한 것처럼 덮어씌워 이야기하는 것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이 아닐까.


3) 사료라고 문자 그대로 다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무덤비에 약간의 과장을 해서 적는 것..? 아버지와 아들의 묘비에 적힌 조상이 족보가 다른 부분은 진짜 읽다가 뿜었다. 옛날 사람들도 사람이구나 하는 당연한 깨달음..? 역사가는 하나의 사료만으로 해석하면 안되겠구나-하는 당연한(?) 생각을 한 번 더했다.


4. 나중을 좀 더 기약하며

책 자체가 굉장히 잘 써졌다. 사이비역사학이 주장하는 바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 되었는지, 근거가 무엇인지, 조목조목 사료를 들어서 하나씩 비판한다. (사진도 풀컬러라 보는 재미도 있다.) 임나일본부설이나 칠지도와 같이 일본과 같이 얽혀있는 부분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각각 어떻게 주장하고 있는지, 현재는 어떻게 해석되는지까지 다룬다. 

모임 자체가 더 커져서 고려나 조선시대, 근대사도 이어서 시리즈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만주, 간도, 독도 같은 경우도, 이렇게 서술된 책으로 보고 싶다면 욕심일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페이지를 메모하며 마친다.

127-8p

그렇다면 우리는 왜 광대한 영토를 차지한 군주들의 시대에 열광할까? 역설적으로 우리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 이러한 현실 세계의 불만과 불안이 과거 고대사의 영광스러운(?) 시대에 투영돼 현재의 어려움도 그때와 같이 극복되리라는 위안을 얻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 만들어 낸 과거의 환상 속에 기대어 이 순간을 모면하려 애쓴다고 현재의 어려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고대사를 연구하는 것은 고대인의 활동을 당대의 사회구조 속에서 이해하면서 지금의 현실을 판단하고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한 지혜를 모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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