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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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최초로 노벨문학살을 수상한 타고르의 시집.

쉽고 편안한 언어로 쓰인 자연주의적이며 낭만적인 시들의 모음.


타고르는 시는 물론 소설. 희극. 회화등 다방면에 걸친 예술혼을 지닌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이 시집에 실린 언어는 대체적으로 단순하며 쉬운 말이지만 웬지 내겐 난해하고 모호하기도 했다.

이 시집이 주는 느낌과 언어들은 류시화의 여행자의 노래의 배경과 뉘앙스를 짐작케 했다.


시보다 소설을 좋아하는 나는 시들이 주는 수수께끼같은 함축적인 의미. 배경을 찾아야 온전히

이해하게되는 번거로움이 싫어서인가 하는 생각이 이 시를 읽으며 문득 들었다.


"시를 쓰는 것이 어떤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가슴이 느끼는 것이 언어로 표현될 때 한편의 시가 탄생하는 것이다.

... 시는 꽃향기와 같아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향기를 맡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타고르의 시들은 사랑과 동경, 종교적 신비적 경향이 강한 시들이 많다.​ 이에 대해 타고르는

"인간의 소망은 무한하지만 능력과 성취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이 찬미하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마음속에 심어놓는다. ... 그것은 내가 그린 불완전한 신의 이미지다.

그 이미지를 내가 언제 완성시킬 수 있을까?" 위대한 시인도 이렇게 한탄한다.


우리로 치면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넉넉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부족함없이 자란

타고르는 그런 자양분을 바탕으로 삶을 영위하면서 문학적 소양을 발굴하고 함양했다.


죽은 후에야 명성이라도 얻은 다른 숱한 불우한 작가들과 달리 이미 살아 생전에 노벨상마저

탄 타고르는 위대함과 더불어 복도 함께 타고난 사람임이 분명하지 싶다.

번역자인 류시화의 책을 보면 인도에는 이름없는 성자들이 많다던데...마찬가지로

문학계에는 이름없는 문학가들이 얼마나 많았을 건가를 생각하면 더 그렇지 싶다.


난해한 철학가를 이해하려면 그가 태어나 성장하고 영위했던 시대을 알고 그가 처했던 현실을

파악하면 이해가 쉬운 경향처럼... 타고르의 시는 평범한 언어로 쓰인 몽환적이며 신비적이어서

어찌보면 이해나 공감에 앞서 너무 낭만적이거나 감성적인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예이츠의 헌사처럼 삶에 지치거나 힘에 부칠 때 또는 남몰래 꺼내 볼만한 시집이다.


인도만의 풍습과 역사. 힌두교만이 지닌 어떤 묘한 초월성. 구원. 해탈. 득도에 대한 갈망...

등등이 그의 생과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타고르의 독특한 시 세계를 형성한게 아닌가 싶다.


"외부의 것들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내면으로 눈을 돌려라." 가 이 시집 전반의 메시지다.


어느 작가의 시세계난 문학관을 세밀히 들여다볼려면 그의 이력과 더불어 그가 살던 시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한데 타고르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민족주의나 국가주의가 팽배하며 택일을

강요당하던 시기임을 생각하면 할수록 그런 면에서 인도 특유의 향취가 은은하게 베인 그의

시들...기탄잘리라는 시집에 실린 신비적. 철학적. 명상적인 시들은 참으로 오묘하며 놀랍다.


이 책은 늘 곁에두고 짬짬이 읽어보고 싶은 시들이 가득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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