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웨어 에프 모던 클래식
닐 게이먼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어디선가 본 듯한 소설의 틀이지만 이제껏 본 적 없는 참신한 스토리의 소설.

무더운 한여름속에서 의미있게 또는 소박한 나름의 재미를 맛보게 해준 한 권의 소설.


아라비안 나이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당당하게 문학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면

판타지 형식의 이 책 역시도 문학의 반열에 올릴 수 있지 않겠나 말하고 싶은 판타지소설.


사람은 냉정한 리얼모드의 현실과 꿈. 상상의 가상세계를 오가며 살아가기도 한다.

현실의 한 범주로 분류할 수 있는 넷상의 세계와 달리 머리속의 세상인 생각이나

상상속에 존재하는 판타지의 세계는 어떤 세계라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인생이 일장춘몽이란 말도 있고 꿈을 꾸었는데 꿈을 깬 건지 아직도 꿈인건지

모르겠다는 누군가의 말이 이 책을 덮은 후의 몽롱한 여운속에 생각나기도 한다.


사차원이든 시간공에 숨겨진 세계든 다른 세계가 존재하긴 하는 걸까.

리얼모드의 현실을 살아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따금 휴식과 놀이용으로 접하는 영화나 소설같은 공간에서만 존재하는 세계이리라.


허무맹랑한 타임킬링용 SF영화나 소설 또는 판타지소설과 달리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여운을 간직하게하는 SF나 판타지들이 있다. 이 소설도 그중 하나가 될 듯 하다.


현실세계와는 유리된 채 존재하는 런던의 지하세계. 우연히 그 세계로 빠져들었다가

일관된 이런 저런 사건과 경험을 겪고 현실로 복귀하는 흔하고 뻔한 골격의 스토리나

뻔한 골격과 달리 이제껏 본 적없는 참신한 이야기들로 홀리듯 빠져들게 하는 책이다.

감각적. 자극적이지도 않은 평이한 문제로 쉽게 풀어쓴 소설이라 더 묘한 매력이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우여곡절끝에 현실로 복귀하지만 금단의 벽을 넘어 본 그에게

챗바퀴 돌아야 하는 현실은 고리타분하고 무의미하며 존재를 회의하는 게 당연하지 싶다.

그는 지상으로 돌아와 짧은 회의 끝에 현실과 친구 모두 버리고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간다.


장자나 선종불가의 선문답같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며 느끼는 그대로가 다가 아니다

라고 한다면 무엇이 진실이고 현실인걸까..균형잡인 현실감각. 애착을 잃으면 그게 곧

조울증으로 이어지고 싸이코나 소시오패스로 전락하는 지름길이 되는게 아닌가..


꿈과 현실의 경계. 차원의 벽을 허물고 뭉개 그럴 듯 하게 묘사하고 헷갈리게 하는 건

고차원적 사기이며 예술가만의 영역인 모양이다. 범인이 하면 조롱이나 의심을 살텐데.


"폭력은 무능한 자들이 쓰는 최후의 수단이고  공허한 협박은 결국 능력없는 자들이

찾는 마지막 피난처다." 라는 이 책의 한 문구를 패러디해 "이야기는 유쾌한 자들이

즐겨쓰는 수단이고 유쾌한 구라는 유능한 자들 만이 제공할 수 있는 피난처다" 라고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의 저자는 생각할 수록 참 대단했다.


"당신이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가장 유명한 작가" 라는 런던 타임스의 평에 전적으로

동감하지 않을 수 없는 소설이다. 출판된 해를 뒤적여보니 더 놀랍다.

이 책의 원본은 1997년 작이며 번역판은 2017년 7월 말 출간했다. 헐..이다.


이 무더운 여름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라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놀러간담서 집나간 아들넘이 돌아오면 읽어보라 권할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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