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에 몸을 데인 시인들 - 요절한 천재 시인들을 찾아서
우대식 지음 / 새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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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제목에 걸맞는 [요절한 천재 시인들을 찾아서]다.


"시는 생의 환희이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다."

"목숨을 줄여서라도 시를 쓰고 싶다."

"맘에 드는 시 한편을 위해서라면 손이 잘려도 좋다."


이런 시에 대한 격정을 지니고 그런 격정 못지않은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

그런 그들의 삶이 결코 순탄했을리 없음은 자명한 일이긴 하나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12명의 요절 시인들중 기형도란 이름을 제외하고는 처음 들어본 듯 하다.


들어본 듯 아닌 듯 한 이연주시인은 충격적이었고 김민부시인은 마음이 아펐다.


시인들은 격정. 감수성. 언어적 감각등으로 언어를 정제하고 빚어내는 사람들일텐데

누구는 사람과 환경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찬미하고 행복 평화를 노래하는 반면 

누구는 그 속에서 부조리와 악의 근원에 촛점을 두어 자신을 괴롭히다 자멸을 택하게 

되는 것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시인들의 언어는 때로 악마적인 느낌을 받고 해서 난 시보다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 책의 제목은 이 책이 어떠한지를 충분히 암시하고 있어 선택에 고민을 하다가

한번쯤..이라는 생각으로 골랐는데 역시나 충격적이고 악마적이기까지 했다.


인간의 악마성이란 선과는 별개의 성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단적. 자극적. 자기파괴적.인 성향이 악마적이지 싶다.


스쳐가는 생각들을 캡처해 글로 엮고 만들어낸 그들..

손이 잘려도 목숨을 줄여서라도 시를 쓰려 하고 

스스로의 목숨을 방기한 채 관념과 언어의 유희에 몰두한 그들은 

평범한 인간 영역 밖의 인간들인 셈이고 그런 면에서 악마의 다른 모습이지 싶기도 하다.


나는 시인들에 대해서는 전부터 말을 아껴왔다.

이 책에 실린 요절시인들을 보고 나서는 말을 더 아끼게 될 듯 하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말대로 그들이 남긴 시는 시시땨때로 

내게 위안과 감동을 두고두고 주리란 것은 분명한 일이다. 


내세가 정녕 있다면 그들의 명복과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싶다.

어쩌면 죽어 이렇게 이름을 남긴게 극락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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