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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영원의 길을 찾아서 -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신앙 에세이
김형석 지음 / 열림원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원로철학자가 지난 삶을 성찰하면서
철학적, 종교사회적 성찰과 고민의 정수가 담긴 책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 책은 [원로 철학자의 종교적 신앙에세이]가 더 정확한 평이 아닐까 싶다.
"철학에 관심을 갖기 이전부터 나는 기독교 사상에 접하고 있었다."
철학교수가 되기 이전에 이미 저자는 크리스찬으로 살아왔기에 이 책은
제목과 달리 크리스천으로서 삶에 대한 종교적 입장과 해석을 정리한 에세이다.
"신앙은 우리들의 타고난 성격까지도 바꾸어 주며 새로운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난관과 곤란을 마주해 인간 한계를 절감하거나 초자연의 신비. 힘을 경험할 때면 인간은
신을 찾고 투항하듯 종교에의 귀의를 생각하게 되고 심지어 종교인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종교적 문제에 있어서만큼 나는 이상하리 만치 첫 단추를 꿰기가 어렵고 난해하다.
아마 학생 시절 깊이 심취해 읽었던 종교발달사의 영향이 아직도 크게 남아서 아닐까 싶다.
"영원을 위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선택과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강 이쪽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영원을 찾아 신의 품으로 넘어가려는 생명을 건
모험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일단 종교에 온전히 몰입. 의탁. 귀의하면 영원과 영생을 생각할 듯 하다.
누구라도 저자처럼 원로가 되어갈수록 종교와 영원에 대해 자연적으로 깊이 생각하게되지 싶다.
"시간에 시간을 더해도 영원이 될 수 없으며
인간적 절망을 인간의 능력으로 극복할 수 없다면
신과의 사랑을 당신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울. 방전. 스트레스. 불안. 소외에 시달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져 기진맥진해진
인간 종족들에게 이 얼마나 멋진 신에게로의 백기투항 권고문인가..
그럼에도 벼량 끝에 선 경계의 인간임에도 백기투항하지 않는 것은
아직 젊어서일까 모지리라서일까..
크리스천들이 보면 크게 공감하고 배울 점이 많은 멘토의 신앙에세이로 읽힐 책이겠지만
나같은 비신도들이 보기에는 먼가 좀 단추가 안맞은 와이셔츠를 입은 느낌이기도 하다.
원숙미와 절제미. 어쩌면 이것이 깊이라고 해야 할 원로 크리스천의 신앙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