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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 - 한명회부터 이완용까지 그들이 허락된 이유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 가운데 난신과 간신을 통해 세상과 인간을 색다르게 접근하고 분석한 책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홍국영. 김자점. 윤원형. 한명회. 김 질. 이완용. 임사홍. 원균. 유자광인데
이들 못지않았던 역사적 인물들이 어디 한둘이었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 책의 포커스는
이들을 조명하기 보다는 시대상황과 간신이라는 인간부류 특성에 촛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수요는 필요를 낳고 욕망하는 존재로서 권력과의 관계에서 간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이것은 저자가 예를 든 이들이 조선이라는 시대상황의 양반이라는 특수계층이기 때문이지 싶다.
저자가 존재론적 측면에서 간신을 필요와 수요로 해석했듯이 그런 잣대를
그 당시 시대의 수요도 필요도 없이 그냥 존재만 했던 하층민에게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신분의 억압. 수탈. 박탈을 경험해온 시대의 하층민이 일제시대에 친일파로
변신을 통해 신분탈피. 신분상승을 도모한 이들도 있었을텐데 ..만일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예전에도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부조리한 나라를 살았던 괴물은 사소한 타협 사이에서 탄생했다"는 말은 통렬하다.
시대적 상황과 변화의 흐름은 주체적 삶과 평온하고 소소한 행복의 추구를 방해한다.
이런 굴곡. 굴절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반응하고 삶을 살아가게 된다지만
어쩌면...유희와 자극이 필요한 인간존재들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어쩌면 또 무의식적 본능으로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는 지도 모르겠다.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지만 완장만 차도 변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강태공처럼 태생적으로
속세라는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권력 해바라기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권력이 간신을 낳는게 아니라 인간은 권력을 지향하고 칼자루를 쥐면 급류에 휘말린 사람처럼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아닐까 .. 그리고 그게 인간이기에 자연스러운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던 세익스피어의 말대로 권력에 밀착된 인간은
이카루스의 후예답게 당연한 전락을 맞이하는 게 아닐까 싶은 쓸데없는 생각도 든다.
권력은 간신을 낳는다지만 인간을 권력을 추구하고 권력은 인간을 바꾸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