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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주말에 찾기 좋은 국내의 아름다운 16가지 숲길. 산책길에 대한 소개 및 안내서
시중에 나와있는 숱한 여행관련 서적중 하나려니 했는데 천천히 읽다보니
블로그에 쓴 포스팅 모음같기도 했고 찬찬히 일상을 갈무리해 쓴 일기같기도 하며
번역가인 아내와 사진가인 남편이 함께 만든 주말 여가생활의 이야기 모음같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국내를 대표할만한 16가지 장소와 길은 4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제1 카테고리는 [쉼표가 필요한 날 훌쩍 떠나기 좋은 길]로 수도권에서 주말에 나들이
할 만한 거리에 있는 강화 교동도. 춘천. 파주. 횡성이다.
제2 카테고리는 수도권에서 그보다 거리상으로 조금 더 떨어져있거나 교통이 불편한
[걸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숲길]로서 강원도 영월. 태백. 정선과 경남 하동이다.
제3 카테고리는 [옛 정취에 취해 이야기가 길어지는 길]로서 유적지에 해당될
공주. 구례. 화순. 안동이다.
제4 카테고리는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는 산책길]로서 괴산. 청도. 거제도. 남해다.
각각의 주제를 붙여 카테고리를 나눈 것도 그렇고 보는 관점과 이야기도 저마다 다르다.
번역가라는 저자의 글솜씨는 여성적 감수성과 문학적 내음을 물씬 풍기고 사진작가인
다른 공저자가 이 책에 실은 사진들은 하나같이 잘 찍었고 멋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이 책의 각 챕터를 보면서 각각의 장소에서 저자들이 쓰고 담은 이야기와 사진을 통해
마치 내가 그곳에 갔다온 느낌을 공유하게 하는 점이 다른 여타 여행서적보다 훌륭했다.
"더듬이를 접어둔 채 늘 보던 풍경을 보고 늘 해오던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은 늘 같은 속도로
흘러간다. 하지만 낯선 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시간은 왜곡된다.."
깜빡 잊고 지갑과 메모리카들 빼고 떠난 여행에서 둘은 상상으로 음식을 사먹고 눈으로
사진을 찍으며 "물건도 사지않고 사진도 찍지 않으니 시간은 어색할 정도로 길었다."며
다음에 다시 같을 때는 그 때처럼 꼼꼼히 오래 관찰하고 머물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외국 여행서적은 그냥 여행서가 아니라 웬만한 문학서적을 뛰어넘는 책같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 데 이 책을 통해 우리 여행서도 경제력만큼 수준이 많이 발전했구나 싶다.
나는 이 책을 고를 때 국내의 산책길 16곳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으로
그냥 한번 봐두었다가 나중에 들를 일 있을 때 참고하면 좋겠다는 마음뿐였는데
기대했던 일목요연함음 물론 기대이상의 좋은 글과 사진을 접하게 되서 횡재한 느낌였다.
나중에 필히 그들이 걸었던 그 길을 걸을 기회가 생길 때 다시 보며 참고하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