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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평점 :
행동경제학의 탄생에 이바지한 두 천재의 일대기와 이론적 발전. 성숙과정을 다룬 책.
학창 시절 부교재의 귀퉁이에서 본 행동경제학의 이론. 토대와 대니얼 카너먼이란
이름을 20년이 훌쩍 지나 시간이 갈수록 이처럼 자주 듣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경제학의 축이자 성서였던 신구新舊 경제학 원론의 저자들은
아웃사이더들이 저토록 분전하는 동안 그들은 대체 어디에 묻혀버린건가..
성격과 성향이 전혀 다르고 상반된 두 천재 심리학자가 인간 행동의 근원과 모순을
탐구하다 합리적 인간을 전제로 하는 전통경제학과 맞서고 충돌하는 이론을 구성해
노벨 경제학상을 탔다는 사실은 그려려니 또는 그럴 수도..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행동경제학의 힘은 점점 세를 불려가는 듯 하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과 심리적 근원에 있는 모순에 주목해 그 모순을 일반화하고
이론화하는 사람들이다. 근데 심리학자들도 인정하지만.. 누구의 이론도 다 맞지도 않고
전적으로 틀리지도 않는 이론들 뿐이니 이것을 진리의 반열에서 여타 학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되는지..할 수 있는 지 ..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의문이 문득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새로운 시각으로 심리학은 타인의 잘못. 오류. 모순을 설명하는 데는
기막힌 재능을 밝휘하는 괴짜같은 학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타 학문들은 자신들만의 영원불멸의 진리를 추구하는 데
이 점에서 심리학은 확실히 다른 학문과 다르다.
이 책은 행동경제학을 태동시킨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일대기와 그들의
이론적 근간을 추적하면서 인간의 오류와 비합리성. 심리적 모순등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추적하기도 하고 해부한다.
뜨거운 심장. 차가운 이성을 강조했던 전통경제학과 알프레드 마샬의 구호는
인간은 왜 꼴통짓을 하는가..라는 의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행동경제학에
금융위기와 같은 무소불위의 불가항력을 경험하면서 전통 일반 경제론이 신뢰를 잃은
탓이 무엇보다 크겠지만 .. 대중성과 호소력에서 밀리는 느낌이다.
기존의 주류경제학이 정부역할을 놓고 성장과 균형 사이에서 충돌과 타협을 반복해왔다면
앞으로는 인간은 꼴통인가 이성적인가를 놓고 행동경제 심리학자들과 다투어야 할 모양이다.
균형과 성장은 무엇이 옳고 나은가에 대한 정답이 없는 문제인 것처럼
인간은 꼴통인가 이성적인가 하는 문제도 정답이 없는 문제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학의 기본지식과 심리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는 분들이 읽기에는 좀 지루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적 유희는 물론 재미와 흥미를 갖고 읽은 책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