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나라 - 오래된 미래에서 페미니스트의 안식처를 찾다
추 와이홍 지음, 이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중국의 한 귀퉁이에서 수천년간 모가장과 모계사회 시스템의 명맥을 유지해온

소수민족에 대한 탐방 보고서이자 페미니즘의 신세계에 대한 저자의 동경이 섞인 책.


오랜 가부장 시스템에 반감을 품고 한계를 인식하며 페미니스트를 자처해 온 저자의

입장에서 저 소수민족의 생활방식. 사고방식. 시스템은 그들의 실존에 놀라움을 넘어

페미니즘의 어떤 미래의 서광이자 하나의 돌파구로 인식하기에 충분했지 싶다.


종교의 기원이라 할 토템신앙과 맥을 같이 했을 모계사회라는 사회 시스템이

대다수 국가와 민족들이 오랜 세월과 발전속에서 가부장제로 자연스레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굴하지 않고 변함없이 유지해왔다는 점은 놀랍고 의아한 일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에서 몽고와 여진족의 창궐등 숱한 역사적 격변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이라 해도 좋을 모가장과 모계사회 시스템을 현재까지 유지보존해왔다

는 점은 분명 놀라운 일을 넘어 어찌보면 경이로운 일이기까지 하다.


모계사회 시스템은 남성중심의 가부장 사회시스템에 비해 나름의 장점이 있음을

동전의 양면처럼 인정할 수 밖에 없으며 또 어떤 부분은 심지어 부럽기도 했다.


하나 이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페미니스트들은 이 소수민족을 통해 자신들이

향후 나가야 할 방향과 인류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봤으리라 짐작되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굳이 그렇게까지 오바할 필요는 없지 싶었다.


지구상 한 귀퉁이에서 세상의 관심과 이목을 벗어난 그들.. 어찌보면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남은 물론 고립된 채 과거의 생활양식과 습성을 유지해 온 점은 ..

일종의 자연의 신비. 경이로움을 대했을 때의 놀라움으로 그쳐야 할 문제지 싶다.


그들이 변화가 불가피했을 세상의 중심에 있었거나 그들이 다수민족였다면 

원시공동체 사회에서나 봄직한 모계사회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무정부주의자인 내 입장에서 원시공동체사회는 꿈에라도 이룰

수 없는 이상향으로 남듯이 자연친화적. 평화적. 공존공생의 모가장 모계사회는

이제와 돌아갈 수 없고 부활시킬 수 없는 시스템이지만 ...

묘한 부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 속에서 인류의 한편에서는 불행과 고독을 곱씹는 데 ...

그런 인류중 누군가는 원시적 삶속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행복을 맛본다는 것은

아프리카와 아랍 누군가의 비극을 덧대보면 자궁의 축복조차도 이제는

무엇을 자궁의 축복이라 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리며.. 모르겠다.


그리고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그런 그들을 부러워하지만

내 볼 적에는 한 발은 그들 틈에 한 발은 싱가폴에 걸친 채

그렇게 살 수 있는 그녀가 부러웠고 행복한 여자지 싶었다.


세상의 무엇도 장점만 또 단점만 있지도 않으리란 점을 새삼 느끼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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