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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색깔 - 그림에 비춰 마음을 보다
김병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6월
평점 :
현직 정신과 의사가 쓴 다양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의 부제 [그림에 비춰 마음을 보다]에 걸맞게 감정과 그림을 곁들인 책.
마음이 괴로워지는 것은 이성이 아나라, 감정때문이다.의 첫 문장처럼..
이 책은 정신과의사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심도있게 풀어 쓴 책이라기 보다
저자의 말대로 거창한 이야기나 위대한 가르침 대신 소소한 일상.짤막한 단상.
스쳐가는 느낌을 모아 전업작가의 에세이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 책이다.
"시선이 어디를 향하느냐.와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음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시선을 바꾸기는 쉽다.
시선을 바꾸면 생각이 바뀐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과거는 시시각각 그 색깔이 달라지고..시간이 더 흐르면
고난은 추억으로 수렴된다. 과거의 아픔이 미래를 향한 추동력이 되는 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가능한 법이다."
이 책이 좀 더 깊이가 있었으면 그만큼 대중성 확보에 실패했을까..
결과는 비슷했지 않을까 하는 욕심..생각이 들게 하는 책였다.
그럼에도 이 책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펼쳐내다 보니.. 또 정신과 의사답게
정신적. 감성적. 정서적인 면의 화두를 많이 내놓는 장점이 돋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진심어린 응원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괜찮아. 다시 한번 도전해봐.라는 다독임일것이다."
이 좋은 말이 ... 마음 아픈 말이다. 웬지 그냥..
"그가 오늘 죽는다면 좀 더 따뜻하게 대하게 되고.. 나누어야 할 사랑은 더 커진다."
"심리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회복탄력성이나 긍정성을 말하지만....
정신건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로 살아가겠다는 ...용기다."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 새 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책에 인용된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도 있고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착각이야. 인생은 황야니까."
폭풍의 언덕에서 보여준 압축된 문구도 있다.
"사람들은 실제와는 다른 자기 이미지를 품고 산다. ... 객관적인 내 모습이 아니라
감정에 얼룩지고 욕망이 투영된 이미지가 내면을 지배하고 있다."
삶이 요동치거나 굴절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흔들리며 어떤 경우에도 어떤 식으로든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경험과 교훈을 배우게 된다. 배워서 어따 써먹냐는 별개지만..
이 책은 사람에 따라 가볍게 재미나게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화두처럼 나열된
많은 문장들은 동시에 많은 생각들이 오가게 한다.
나를 들여다보며 나의 현재 상태와 감정을 이해하는 일은 때로 고통이기도 하다.
특히 내가 지금 어려운 상황일 경우에는 ..더더욱.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의 감정에 충실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뒤로 물러나 생각하면 인생 얼마나 산다고..자신의 감정에조차 솔직하기 어렵나..
하는 씁쓸한 감정이 밀려오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감정과 이성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성장과 균형이라는 화두처럼 동시에 추구하기
어려운 과제인 모양이다.
감정에 충실함은 용기있는 자. 용기낸 자의 몫이어야 함이 맞지 싶다.
그 후폭풍은 ...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 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