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감정 - 갈등하는 의사, 고통 받는 환자
다니엘 오프리 지음, 강명신 옮김 / 페가수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감정. 생각. 고민을 담은 에세이면서

의사의 일상과 내면을 때론 가슴 뭉클하게 때론 흥미진진하게 다룬 수기이며

긴장감 넘치고 흡인력 높은 스릴러 소설같기도 했고 ...

의사와 환자의 관계. 또는 각각을 다룬 심층 보고서 같기도 한 책이다.


한 권의 책을 이렇게 길게 설명해보기도 참 오랜만인 듯 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저자가 진짜 의사인가 전업 작가인가 의문이 들만큼 글을 잘 썼다.

번역도 그만큼 훌륭했다는 말이기도 했고 근래 읽은 책중 최고였다.


긴장되고 생생한 글..독자들을 옴짝달짝할 수 없게 만든다 - 뉴욕 타임스

고군분투하는 의사의 내면으로 떠나는 매혹적인 여행 - 보스톤 글로브


나팔수 찌라시들의 평이 모처럼 제대로 어울린 놀라운 책였다.


묘사가 생략된 불법 이민자의 신산한 삶이 눈 앞에 펼쳐지기도 했다.

놀라운 재주지 않은가. 무슨 소설가도 아니고..의사가.


"중요한 건 어떤 환자가 질병에 걸렸는지 아는 것이다.

환자가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아는 것은 그보다 덜 중요하다."

공감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생각이 녹아든 통찰이 빛나는 내용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안고 가야할 근본적 질문들도 오버랩되게끔 했고..

의사의 입장에서 스스로 노력하면서도 관조적이며 냉철한 관찰자의 입장도 취하며

그에 대한 답을 고민하며 끈기있게 찾고 추구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때로는 무력하고 허접할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전율이 일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깊은 한숨과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거의 모든 순간을 저자의 감정과 생각을 따라 함께 했다.


다른 사람들이 평범하거나 흔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공포를 느끼는 순간과

자신을 비교했봤다는 부분에서는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다.


돈을 빌려다 레버리지 풀베팅했을 때 무지 쫄려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난다.

전쟁터같고 칼날위를 걷는 느낌이 들었던 자산시장에서 위험했던 포지션마저도

그에 비하면 안이하고 소소한 일상였다.

모든 베팅이나 중차대한 비지니스라 해도 실패해야 고작 깡통이지만 그에겐 살인였다.


모든 의사가 그와 같지는 않겠지만 그와 같은 의사도 있어 다행이고

그와 같은 사람들이 아직 여전히 여러 곳에 산재해 있다는 사실이 무섭기도 했다.


공감력과 흡인력. 밀도높은 탄탄한 구성...

한마디로 임팩있고 원더풀한 책였다. 내가 꼽을 최고의 책중 하나다.


근데..의사가 이렇게 글을 잘 써도 되는 건가..


낭떠러지와 추락. 방전을 경험하는 인턴 이야기는 누구든 한번쯤 볼만하지 싶다.

어쨌든 이 책을 한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너무 잘 쓰여진 책은 감탄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을 때가 있는 데 이 책도 그러하다.


평생 소장하면서 잊을 만하면 다시 보고 싶은 그런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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