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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의 기술 - ‘남을 위한 삶’보다 ‘나를 위한 삶’에 몰두하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5월
평점 :
정치평론. 인물평론에서 보여줬던 날카로운 강준만식 비평으로 내 의식 깊이
각인되었던 저자의 시대 변화를 느끼게 하는 평온에 대한 평온한 에세이식 글모음.
날카롭고 집요하기까지 했던 저자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이 책을 보는 내내
대개의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비슷한 경로를 따라 가는 모양이란 생각도 들었다.
20대에는 멀 모르고 30대는 쫒아가느라 정신없고 40대에는 먼가에 몰두도 하다가
50대는 지천명이 아니라 순응과 포기. 비움과 내려놓음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세월의 흐름따라 저절로 배우게 되는 나이인 모양이다.
저자 말하는 평온은 불가철학의 비움과 내려놓음으로 대변될 그런 평온이 아니다.
단순한 게 아름답다는 식도 아니고 명상을 통한 평온류도 아니다.
금욕을 통한 평온도 아니다. 이모저모 따지고 재본 후의 이성적 합리적 평온이다.
나와 상관없는 남과 온전한 나 사이의 경계를 지키는 평온으로 들렸고 해석했다.
이 책은 저자 특유의 생각과 고민을 함께 하자는 화두를 던지는 듯한 글들이 많다.
흔한. 이러하다.와 저럴것이다.가 아니라 이런 저런 대안과 고민 생각들을 풀어낸다.
나는 행복한가.
평온한 척하면 평온해진다.
내숭을 떠는 게 머가 어때서.
행운을 능력이라고 주장하는 사기극.
왜 우리는 서로 못살게 구는 걸까.
그래서 머 어쨌다고.
나 아닌 나로 사는 게 좋은가.
누가 도전은 아름답다 했는가.
당신은 결코 예외가 아니다.
주술서같은 자기개발서보다는 백번은 나은 책인데 개발서보다는 안팔리지 싶다.
"행복은 좀 뜬구름 잡는 이야기지만 평온은 행복에 비해 비교적 구체적인 개념이다."
"나는 모두가 평온을 추구하는 세상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양성과 균형이다...
평온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평화공존이다...
개인의 선택을 통제하면서 사실상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것을 강요한다.
바로 이게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면이 강준만식 글쓰기지 싶다. 멋지지 않은가.
이 책은 상처받지 않을 용기같은 자아을 돌아보고 다지게 하는 마인드콘트롤에 관한
책으로 볼 수도 있을 듯 하며 나름의 대중성을 확보했던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
같은 흥행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워낙 유사품이 많아 글쎄지 싶기도 하다.
차라리 박학다식한 저자가 깊고 넓은 논리와 사유로 무장한 필력을 무기로
알랑 드 보통처럼 프루스트를 아시나요. 불안.을 거쳐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으로 연결되는 어떤 연대기적 글쓰기를 해봤으면 어떨까
하는 독자로서의 욕심이 들었다.
팬들은 안티들의 공격에 방패막이 될 수 없음을 실증해보였던 글쟁이 강준만.
한때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보면서 저자와도 자연스레 멀어졌지만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만난 저자의 시대변화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다른 책이 나오면 꼭 보고 싶다.
무수한 안티들의 비난과 비판. 악플을 딛고 변화해가는 저자기에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