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영혼을 꿈꾸다
임창석 지음 / 아시아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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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기억하고 전달하는 자인 인디언의 후예와 그를 둘러싼 다른 7인의

자연동화와 자연친화를 주창하는 성인용 우화같은 소설.


지구의 영혼을 꿈꾸다.라는 제목과 8인 6색의 소설이란 부제만큼 몽환적이며

감각적이고 사색적이며 라마승들의 어떤 잠언집같은 느낌도 있는 소설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자기 자식을 위해 썼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처럼

지혜와 지식을 구전해온 인디언 선지자들과 예언자들이 인류를 위해 남기고픈

또는 가르치고 싶은 생명과 순환에 대한 유행 지난 메시지같기도 하다.


"혼자 서 있는 나무는 외롭지만 함께 서 있는 나무는 맑은 공기를 간직한 숲이 된다."


"원주민들은 죽은 자의 슬픔보다도, 살아있는 자들의 마음속에 남겨진 죽음을

더 비극적으로 생각한다. 그런 슬픔을 극복하는 것도 살아있는 자들의 의무이자

지혜로 생각한다."


"침묵을 마음속에 삭히지 말고 자연에 서서히 내뿜어라."


"고요한 지혜는 바로 너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마라."


"생존의 본능에만 몸부림치는 모든 생명체들은 자신의 몸을 만들고 유지시키기 위해,

식물들에서 영양분을 얻거나 다른 동물들을 죽이고 살아가지만, 자연의 변화와 진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자신도 죽어, 몸과 마음의 양분이 자연의 영혼과 만물의 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은 죽음이 필연처럼 있어야 탐욕이 억제되고 조절된다."


"우주 자신이 만든 물질이, 스스로 자신임을 깨닫고, 그리고 또 우주의 진화에

뇌세포의 존재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진정한 생명체의 진화과정이다."


"슬픔도 이 우주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추억..마음을 아프게 하는 추한 감정이 아니다."


이런 내용의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명과 공존의 마인드를 전승해온 인디언들이기에

물질문명을 앞세운 서양넘들의 침략에 사분오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이제는 지구상

멸종을 앞둔 보호동물처럼 희귀보호종족으로 전락하고 남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찌보면 깊은 산사에서 참선하는 선종의 승려들의 선문답같고 천진난만하기도 한 

낭만적인 내용이며 우화같은 소설이란 생각도 한편 들었다. 


물질문명의 한계에 봉착한 인간들이 이제와서 동양이 추구하고 우선했던 정신적 가치를

돌아보긴 하지만 이제와 그런들 그게 가능한걸까..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온 것은 아닌가..


그럼에도 고대 그리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지금은 폐기되었어도 거름이 되었듯이

이런 성인용 우화같은 소설들이 가끔 나오는 이유는 아마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다.


인간 종족들이 어떤 계기. 무엇을 통해서든 조금이라도 자연을 돌아보고 자연과의 공존을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아주 조금이라도 착해질 수 있는데 이런 책들이

거름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훌륭하고 충분한 가치가 있지 싶다.


자기개발서와 재테크 서적들의 맞은편 아님 바로 옆에 이런 책들을 전시해보면 어떨까..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이 동네서점을 잠식한 현재에 이런 주문은 택도 없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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