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제주 돌집 - 바람이 위로하고 달빛이 치유하는
브렌다 백 선우 지음, 최소영 옮김 / 서울셀렉션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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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다 백 선우... 저자는 재미교포 3세로 작가이자 프리랜서 사진가다.

2007년~2009년 사이 7개월간 제주의 해녀들을 현장취재 조사한 자료를 통해 2011년 <Moon Tides-Jeju Island Grannies of the Sea 물때-제주의 바다 할망 2011, Seoul Selection>이란 영문 도서를 냈다.

이 책이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그 인연이 지금 현재 그녀와 남편이 제주의 돌집을 구입해서 새로이 짓고 살게 하는 일이 되었다.

미국과 제주를 오가며 살고 있는 노부부는 3부로 나누어 제주에 살고자 마음 먹게 된 이야기, 집 짓기, 이웃과 자연 및 제주의 이야기들을 전한다.   


글도 좋고 사진도 좋다.

사진가의 사진은 다르네^^

제주의 자연, 돌담, 나무, 하늘, 바다, 물질하는 해녀 등등 빛과 구도, 따스한 시선들이 담긴 사진들이 한참을 들여다보게 한다.

거기에 외국인으로서 우리 문화, 사람들의 관계에서 겪는 생각의 차이와 서로 이해하고 동화되어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이야기들이 재미도 있고 마음도 따뜻하게 한다.

제주에서 사귄 친구들, 이웃들과의 이야기들도 시작부분에서 재미교포3세라는 것을 미리 알고 보지 않았다면 그저 노부부의 제주살이라고 생각할 만큼 이질감도 차이도 없다.

집을 짓고 과정속의 이야기들과 함께 진행되는 사진들도 많이 담아 놓았다.

집도 중요하고 함께 한 사람들, 이웃들도 중요하다.

모두가 함께 해서 만든 집은 돌담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공간들을 만들어가며 자연과 주위와 어울리고 제주의 토속적인 면과 한국의 멋을 살린 공간을 완성해 냈다.

외국인들로 바닥생활이 불편할텐데 침대도 포기하고 집을 지어가면서 순간순간 새로운 결정을 하고 포기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및 문제와 해결해 나가는 과정들을 통해 완성된 집에 대한 뿌듯함도 고스란히 함께 하게 된다.

제주에서 흔히 보게 된다는 '팽나무'... 제주인들의 쉼터가 된다는 멋진 나무의 사진을 보며 제주에 가면 그 나무 아래서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찾아보니 저자가 살고있는 애월에 '팽나무'군락지가 있다고 한다.


바람,여자,돌 ... 제주하면 떠올리는 3가지.

길가의 돌담과 꽃길이 너무나 멋지게 이어진다. 

완성된 애월의 터전 돌담집이다.

내부도 소박한 전통적인 모습을 담았고 생활도 너무나 심플하다.

텃밭을 일구어 수시로 자급자족을 하며 자연과 이웃과 벗하며 살아가는 노년의 삶이 너무 편안하게 다가온다.

해녀들에게 물속에 들어가는 잠수 훈련도 받아서 가끔 물속에도 들어간다는데... 나도 제주 해녀학교에서 물질을 배우서 물속에 들어가 보고 싶다. 

제주의 시장, 태풍 같은 자연현상, 도둑 걱정 없는 일상 같은 제주의 이야기들은 겪어보지 못한 육지에 사는 우리가 더 이방인 같다.

젊은 시절부터 여러 봉사 활동을 해 왔던 브렌다는 원어민으로서 재능기부의 방향으로 애월중학교에서 영어동아리 담당교사가 되어 학생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돕는 일도 해 주고 있다.

친하게 지내는 카페를 하는 친구 가게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서로 배우면서 음식도 만들어 먹고 하는 이야기와 미국에서 어릴적 할머니가 해 주신 미국과 한국의 음식들이 어우러진 퓨전식에 익숙했던 가정사도 듣게 된다.

그래서 한국음식이 익숙하고 먼 할머니의 나라와 와 있지만 익숙하고 잘 지내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맨 뒤 끝맺는 글에서는 3개월마다 비자 문제로 미국에 다녀와야 하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독립유공자셨던 할아버지의 후손으로 이중국적을 취득하면서 자랑스런 조상의 역사를 제대로 알게 되고 세계시민의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양국의 다리가 되는 책임과 의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나이와 상관없이 주위에 도움이 되고자 하고 열정으로 꾸준히 도전하고 관계를 만들어 가는 멋진 삶을 살아가는 제주살이를 보고 들을 수 있어 좋다.

나이 들수록 더 멋진 삶을 완성해 가는 모습... 부럽고 도전받고 본 받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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