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사람이다 - 지리산 이야기
정영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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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 안정직인 은행의 지점장 자리를 과감히 내려놓고 퇴사하여 지리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산을 만나며 사는 정영혁 저자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의 그의 퇴사를 말렸다고 한다.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당연하다.
그러나 그가 산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산을 다녀왔는지 등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그의 결정에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돌이켜 봤을때 더 지난후가 아닌 딱 그 시기에 그만두고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것에 대해 저자는 잘 한 결정이었다고 쓰고 있다.
지나고 나서 후회가 되거나 시기적으로 너무 빨랐거나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좋았다는 글에서 그동안 그가 안정적인 현재가 되기까지 많은 고생을 했을 것임에도 지나온 시간들이 그에게 얼마나 귀한 순간들 이었을지 느껴진다.

산이나 바다 및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은 사람도 좋아한다.
산을 오르고 자연 곳곳, 세계를 여행하는 이들은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잘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 받고 그런 인연을 계속 유지하게 되기도 한다.
관심사가 같고 자연을 좋아하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여러 이야기들이 소통되니 당연히 책속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첫 이야기가 의외의 인물에 살짝 걱정을 하게 하면서 미소짓게 되는 인물.
82세 생신을 맞아 아내와 함께 지리산에 오르신 할아버지.
걱정하시는 할머니를 안심시키고 혼자 올라 환한 얼굴로 만세 부르며 찍으신 사진속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예전에 북한산을 오르면서 공황장애로 힘들어하며 중간에 멈춰 버린 친구가 떠오른다.
자신은 쉬고 있겠다고 다녀오라고 우리를 안심시키던 친구가 얼마나 함께 가고 싶어하던 길이었는지를 시간이 지나고 알았다.
평소 청계산을 두 어르신이 열심히 다니셨다더니 혼자서지만 원하던 목적지를 밟고 내려오시는 어두운 길을 동행했던 저자의 이야기에서 평생 원하던 꿈을 이루신 어르신들의 만족과 함께 그 길에 함께 동행하며 안내인이 되었던 저자의 이야기는 마음 따뜻하게 하면서도 혹시나 있었을지 모를 위험에 대한 걱정도 함께 하게 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때로 산은 친근하고 따뜻하지만 위험도 함께 있는 곳이다.
중간에 좋은 동행을 만날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함께 할 동행을 꼭 생각했으면 좋겠다.

책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산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같이도 좋지만 혼자 여행을 하는 것도 좋다고.
망설이고 두려워 하는 이들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여행 카페도 소개해 주고 있다.


산은 꼭 높이 높이 올라 정상을 밟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쉬엄쉬엄 걸으며 주변 경관도 보고 숲의 냄새도 느끼면서 힐링을 할 수 도 있다.
그런 멋진 길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초반 내용만으로도 저자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국내, 국외 여러 산을 다녔음을 알았다.
그런데 뒤쪽에 보니 저자의 여행 이력이 화려하다.
대학생시절 군대 가기 직전 우리나라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국토종단을 도보로 한 이야기 등 다양하다.
위 사진은 그 당시의 모습이다.
 

자신과 산이 좋아 찾아온 사람들과 만난 사람들, 지리산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여럿 담겨있다.
그중에는 남북한의 백두대간을 모두 다녀온 뉴질랜드인 로저 셰퍼드가 구례에 터전을 잡은 이야기도 흥미롭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여러 곳을 다녔지만 특히 우리나라 백두대간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이 탐사하고 연구하기 위해 자주 방문하다가 아예 지리산에 영원히 터를 잡기로 했단다.
사진작가, 화가, 시인, 산악인 등등 그렇게 지리산이 좋아 근처에 터를 잡은 사람들의 사연과 서로 소통하는 나눔의 이야기도 한장을 차지한다. 

산 좋은 근처에는 먹거리도 한 가득이다.
지리산 주변 명소와 맛집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소개가 아닌 역시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한다.

독특한 것은 책 중간에 갑자기 저자의 금융인으로서 보냈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순서로 보면 맨 앞에 나오다가 퇴사한 후의 지라산과 사람들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 않나 싶은데^^ 순서야 어찌되었든 그가 산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 만큼이나 직장생활 속에서도 남달랐던 열정과 도전 정신이 담겨 있다.
처음 추천사에 등장했던 분들과의 인연이 그의 직장생활과 많이 연관이 있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또 볼 수 있었다.

친구가 게스트 하우스를 해서 1년정도 도우며 함께 했던 적이 있다.
나름의 재미와 고충을 같이 있는데 지리산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면서 산이 좋아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한다해도 역시 예의 없는 사람들이 있고 황당한 일들도 있을수밖에 없다.
예약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글들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의 면면이 보인다.
산에 갈 기회가 거의 없지만 자연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산 이야기를 보면서 그곳이 궁금하고 옥상에 올라 지리산을 느껴보고 싶어진다.
언젠가 이곳을 찾아가 머무르고 싶다.
산 꼭대기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자연을 느끼고 주변에서 쉼을 얻고 오는것도 좋겠다.
그곳에서 산이 좋아 찾아온 이들과의 이야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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