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어린이 문학
<< 나무 가족 >>

임지형 글
시은경 그림
단비어린이
만약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보면 참 무서운 단어 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앞을 볼 수 없게 된다면...
나의 아이들이 만약 앞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생각할 수도 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만약은 있으니까요...

<< 나무 가족 >>입니다.
소개를 읽어보기 전에 표지를 보니.. 행복해 보이는 세명의 가족이 있습니다.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딱! 딱! 딱! 딱!
하준이는 이 소리에 민감합니다. 평소 아빠가 움직일 때 마다 내는 소리입니다.
하준이의 아빠는 언젠가부터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각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엄마는 일을 나가시고 하준이는 아빠랑 단 둘이 있는 날이 많아지면서
그 시간들이 어색해졌습니다.
아빠를 위해 무얼 도와주어야 하나... 무슨 말을 해야하나....
시각 장애인이 되기전 아빠는 너무 바빴습니다.
아빠와 대화를 나누어 본 적도 거의 없었습니다.
시각 장애인이 된 후에 아빠는 눈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이 더 발달 한 것 같습니다.
하준이가 머뭇거리기라도 하면 단번에 알아채고 말을 합니다.
하준이는 가족을 소개하는 그림에 아빠를 베트멘으로 그려놓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준이는 칠판이 잘 안보입니다.
자리를 바꿔 앞자리로 와도 잘 안보입니다.
엄마와 병원에 갔다가 하준이도 아빠처럼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유전병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릴 듣고 옵니다.
하준이는 이게 모두 아빠때문인것 같아 화가 납니다.
짜증이 납니다.

지켜보던 엄마는 가족여행을 가자고 합니다.
그리고 셋은 가족여행을 떠나지요.
시골에서 소도보고 산이 둘러싸여 있는 그 곳은 그저 신기했습니다.
이상하게 아빠는 그곳에 바다가 있는지 논이 있는지... 잘 아십니다.
마치 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엄마가 급한 볼일 때문에 직장에 다녀온다고 가고 하준이는 아빠와 단둘이 그곳에 남게 됩니다.
하필 그날 밤 폭풍우가 치고 비가 세차게 왔습니다.
도시와 달리 이곳은 너무 어두웠습니다.
하준이는 무서웠습니다. 어두운게 안보이는게 이런거구나....
하준이는 앞을 못보는 아빠의 마음이 상상이 되었습니다.
순간 아빠가 불러 더듬더듬 아빠를 찾아가 아빠 품에서 잠이 듭니다.
아빠의 품은 정말 따스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빠와 산책을 나간 하준이는 지난밤 폭풍우에 꿋꿋이 버텨 낸 어린 나무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랍니다.
아빠는 그 어린나무에 지지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마치 보이는 듯 말씀하십니다.
하준이는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도 어린 나무의 지지대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대가 되어 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도 꿋꿋이 버텨 낼 수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하준이는 이제 든든합니다.
하준이에게 엄마아빠가 있고 엄마아빠에게 하준이가 있으니까요.
가족은 이런건가봅니다.
누구나 사연은 다르겠지만 힘든 일이 내 앞에 닥치게 된다면
그 때 이 어린나무를 지켜주는 지지대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
어린 나무들을 지켜주는 지지대가 생각났으면 좋겠습니다.
이글은 출판사와 허니에듀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