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아홉 번째 다리
디르크 로스만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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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른 이유도 표지에 대문짝만하게 <기후 위기 SF 라고 써져 있어서...> 그리고 제목에 문어가 있어서 기후 위기와 문어라니 아주 가볍게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구나 싶었다. 원래 책을 고를 때 사전 정보 없이 고르기는 하지만...읽다보니 제대로 뒤통수 맞은 느낌이랄까?

내 예상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스케일이 달랐다. 한편의 정치 다큐를 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이 어떻게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책에는 실제의 국가 주석들이 등장한다.

요즘 매일 뉴스에 나오는 푸틴, 시진핑 그리고 미국의 미래 대통령(2025년 기준)으로 나오는 카멀라 해리스가 실제로 실명으로 등장한다. 빌게이츠도 잠시 등장한다. 그리고 이 세 나라가 <기후 동맹>을 맺고 전 세계를 뒤 흔든다. 참 지금 현상황에 묘하게 어긋나면서 뭐 그렇다.

기후 동맹을 맺으면서 이 동맹 3국은 전세계를 향해 권고한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어려가지 방안을,

출산률을 낮추고, 탄소배출을 낮출 방법, 자원소비 줄이는 방안,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어긴 국가에 대해서는 군사적 압박도 할 수 있다는 공표를 커멀라가 대통령 취임식에서 말한다.

그리고 이 강압적인 기후 동맹에 반기를 든 러시아 비코프와 중국의 유안 지밍 박사. 기후 동맹국가에는 눈에 띄지 않게 동맹을 깰 수 있도록 물밑에서 작업 중인 이야기. 등장인물이 진짜진짜 많고 따라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헷갈릴 것 같으면 메모를 해가며 읽는 것도 추천한다.

이 이야기의 큰 틀은 두개 인 것 같다.

1. 인도 뭄바이 대홍수

2. 브라질 아마존의 무분별한 벌목

1번이 결과이고 2번이 원인이다. 내가 이해한 이 이야기의 큰 틀이다. 이 원인을 제거하고자 기후동맹을 이행할 수 없는 브라질에게 군사적 압박이 들어가게 된다.

이야기는 2018년 부터 아주 근미래인 2025년의 이야기가 그려지며 그 에필로그적 이야기로 2025년의 주인공의 손자뻘 되는 인물들이 2100년에 파리에 모여 기후 변화에 대한 토론을 하는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사실 지금도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일단 등장인물이 너무 많으며,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들이 너무 전문적이고 정치적이며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따라가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인 것은 너무 확실하다.

책의 프롤로그에 지구의 역사를 1년이라고 가정하여 계산해 놓은 것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P. 99 문어는 피부 전체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빨판은 엄청난 무게도 들어올릴 수 있지요. 빨판 하나가 15kg을 들어올릴 수가 있고, 여덟 개의 다리에는 각각 200개의 빨판이 있습니다. 문어가 여덟 개의 다리를 한꺼번에 사용하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문어는 얌전하고 순한 동물이다.

p. 229 3대 강국이 연합했지만 사람들은 불만이 많았어요. 그들은 새로운 규정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그들은 3대 강국을 생태계의 독재자라 불렀고 그들의 후견을 받는다고 느꼈어요.

p.230 국제종자저장고?

모든 과일과 식물의 사용가능한 씨앗을 모아놓은 곳을 말해요. 노르웨이 스피츠베르겐 근처의 동굴 속에 보관되어 있지요. 약 97만개의 품종에 품종마다 500개의 종자를 보관해 놨어요. 인류 최고의 백업이라고 할 수 있죠.

p. 380 인간은 개선과 질서에 대한 욕구가 있어요. 우리 모두가 그렇고 그것은 DNA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인식해야하고 우리가 언제 어떻게 자연에 개입해야 할지 알아야만 해요.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자연은 언제 어디서든 제어되거나 개선되지 않아요.


분명 나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책이었다. 하지만 이 어렵고 두꺼운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분명히 내가 느낀 점이 있어서 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경고(?)한 것처럼 우리는 자연에 겸손해야하지 않을까. 우리가 멋대로 문어에게 아홉번째 다리를 줄 수 없는 것처럼...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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